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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바르사와 싸운 에스파뇰, '축구'를 하란 말이야

기사입력 : 2016.01.14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 홍의택 기자= 관심사는 승패가 아니었다. 이미 1차전에서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보다는 안 다치고 잘 마무리할 수 있느냐가 FC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중요했다.

14일(이하 한국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파워8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16강 2차전. 바르사는 에스파뇰을 2-0으로 잡았다. 지난 7일 1차전에서 거둔 4-1 승리를 포함해 합계 6-1로 8강행을 확정했다.

양 팀 전력이나 네임벨류 면에서 현 마드리드 더비(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는 흥미가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탈루냐 지역에 공존하는 1부 리그 팀 바르사와 에스파뇰의 격돌도 만만찮게 뜨거웠다.

평소 리그 경기 두 차례에 그쳤던 카탈루냐 더비는 코파 델 레이 홈&어웨이 경기가 추가돼 총 네 차례 벌어졌다. 세 경기가 줄줄이 붙어있는 만큼 극렬함은 더했다. 이미 3일 프리메라리가(정규 리그)로 싸운 데 이어 7일에 1차전, 14일에 2차전을 치렀다. 사실상 3연전에 가까운 일정이었다.

에스파뇰의 홈 구장이 자리한 꼬르네야 지역은 바르셀로나 시내 산츠역에서도 기차로 10분 내외. 지하철로도 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할 정도다. 지역적 인접성은 라이벌 의식을 낳았고, 이는 격렬한 내용으로 직결됐다.

평일 밤 경기인 데다, 이미 1차전에서 승부가 기울었던 탓인지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경기장 상층부는 눈에 띌 만큼 공석이 많았다. 일반, 혹은 바르사 팬들로서는 현지 소시오(회원)의 두세 배에 달하는 티켓 값을 감당하기도 어려웠을 터다(공식 가격상 가장 저렴한 표는 90유로. 한화로 약 11만 8,600원. 좌석 등급별 가격 차는 그리 크지 않았던 편이다).

에스파뇰은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임했다. 라 리가 경기, 코파 델 레이 1차전에서 드러낸 공격성은 조금은 덜한 듯싶었다. 이미 1차전에서 두 명의 선수를 잃은 것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7일 캄 노우 원정을 떠난 이들은 에르난 페레스, 파페 디우프가 퇴장을 당했다. 이날 수적 열세에까지 빠진 에스파뇰은 자멸했다.

하지만 공방전을 거듭할수록 숨겨둔 이빨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3자 입장에서 보기에 경기 맥이 '탁' 끊기는 달갑지 않은 장면도 여럿 나왔다. 경합 상황 이후 굳이 충돌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단순히 흐름을 잘라놓는 교묘한 반칙이 아니었다. 때로는 적대감으로 뭉쳐 상대를 해하려 들기까지 했다. 통증을 호소하는 이가 드러눕는다. 의료진이 들어온다. 그전의 경기 템포가 쉬이 재현되질 않는다.

필드 밖에서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현지 언론 '문도 데포르티보'는 골대 뒤 에스파뇰 팬들이 들고 있던 걸개를 지적했다. 성인 모욕은 물론, 인종 차별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정치적인 메시지까지도 던졌다.

말이 좋아 '더비'지, 에스파뇰이 내보인 것은 '추태'에 가까웠다. 아무리 '뜨거운 경기'라도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지 않는 경기'가 환영받기는 어려워 보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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