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사라진 손흥민,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입력 : 2016.0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400억의 사나이였기에 토트넘 내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즌 절반이 지나보니 없어도 상관 없는 존재가 됐다. ‘손샤인’이라는 별명답지 않게 빛을 잃어버린 손흥민(24)의 현 상황이다.

현재 토트넘은 잘 나간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지난 13일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는 1-2로 패했지만 16일 열린 선덜랜드와의 22라운드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4골을 몰아치는 뒷심을 발휘하며 4-1 역전승을 거뒀다.

선덜랜드전 한 경기만이 아니다. 올 시즌 토트넘은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며 3~4위를 유지하고 있다. 레스터전 패배 전까지는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를 달렸다. 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잘 나가는 토트넘 속에 손흥민의 자리는 없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4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각각 2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해리 케인(15골 2도움), 에릭 라멜라(8골 3도움), 크리스티안 에릭센(6골 7도움), 델레 알리(5골 4도움)에 비해 낮고, 나세츠 차들리(2골 1도움)보다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았다. 자신의 주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 처진 공격수 등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위치에서 뛰었다.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꾸준한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플레이 자체가 빠르고 힘이 실려있으나 상대에게 쉽게 읽히는 단점을 드러냈다.

그렇다 보니 점차 출전시간을 줄어들고 어느새 선발보다는 교체가 익숙해졌다. 선덜랜드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8경기 연속 교체 출전을 기록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비중이 다소 낮은 컵대회에 선발로 기용하고, 프리미어리그에는 공격진들의 백업을 맡겼다.

손흥민은 400억원이라는 이적료를 기록했다. 이는 토트넘 구단 역사에서 상위권에 오를 거액이다. 그만큼 손흥민의 기량과 상품성을 인정하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것이다. 그런데 현재 손흥민의 모습은 정반대다.

이는 손흥민이 기회가 생겼을 때 자신의 진가를 각인시키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한 만큼 그에 합당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충분한 출전 시간을 주지 않았고, 제 몸에 맞는 포지션에 기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이 주는 기회는 경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팀 훈련에서 돋보이는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지 기용할 수 있다. 손흥민이 왓포드전에서 경기 종반 교체 출전에 막판에 결승골을 넣었음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것은 포체티노 감독의 케인, 알리 등 선발 공격진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더불어 손흥민에게는 시즌 초와 달리 기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손흥민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훈련 때 자신의 기량이 케인 등을 능가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컵대회에서는 선발 출전 기회가 오는 만큼 그것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상황은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손흥민의 불안한 입지 그리고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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