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포커스] '차가운 현지 시선' 기성용, '과감성 결여'가 원인
입력 : 2016.0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다솔 기자= 축구는 눈에 보이는 수치, 기록이 상대적으로 다른 스포츠보다 적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데 다소간 한계가 있다. 누가 봐도 맹활약을 펼친 혹은 최악의 활약을 펼친 경우라면 쉽게 평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는 사람마다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의 미드필더 기성용이 이에 해당한다.

기성용에 대한 현지의 평가가 점점 박해지고 있다. 기성용은 구디슨 파크에서 펼쳐졌던 2015/16시즌 에버턴과의 리그 23라운드에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팀의 2-1 승리에 공헌했다.

냉정해지는 현지 평가

기성용은 에버턴전에서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93.7%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국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기성용에게 평점 6.2를 부여했다. 팀 내 최저 평점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기성용이 미드필더로서 신경 써야 했던 수비적인 부분의 게으름을 문제 삼았다.

표본을 ‘후스코어드닷컴’만 놓는다면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웨일스 언론의 평가도 ‘후스코어드닷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웨일스 지역지 ‘웨일스 온라인’은 에버턴전 후 기성용을 향해 “실망스러운 선수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기성용은 루스볼을 향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는다. 또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태클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평점 5.0점을 부여했다.

경기에 투입된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이었다. 또한 ‘스카이스포츠’ 역시 그의 활약상에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며 6.0점을 부여했다.


공, 수 공헌의 불균형

그가 이렇게 박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공격 공헌도와 수비 공헌도의 괴리를 들 수 있다. 스완지에서는 기본적으로 백4 혹은 백3 앞에 위치하며 경기를 조율한다. 그는 스완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경기 템포를 조절한다. 매 시즌 90% 이상의 높은 패스 성공률은 그가 얼마나 안전하게 팀을 지휘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 그는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 전진하며 공격 작업에 직접 가담한다.

그의 장점이 가장 빛났단 것은 지난 시즌이었다. 기성용은 지난 2014/15시즌 리그 33경기에 출전해 8득점, 1도움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스완지의 8위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만 올해는 그 흐름을 완벽하게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용은 높은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그의 수비적인 공헌도는 훌륭하지 못 하다. 기성용은 풀백들이 전진한 자리를 커버해야 하며 상대 공격 자원들을 쉴 틈 없이 방해해야 한다. 가시적인 태클, 인터셉트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방해해야 한다. 그래야 수비수들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EPL 입성 후, 줄곧 단점으로 지적받던 빈약한 수비 공헌을 아직 극복하지 못 했다. 그의 평가가 좋지 못한 주된 이유다. 미드필더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성실하다면 그 팀은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쉽지 않다. 기성용의 수비력이 빈약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공격적인 공헌도에 비해 수비적인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돌파구는 과감성

현지 언론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한 빠른 길은 과감성으로 무장한 수비 가담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공을 탈취하려는 움직임, 조금 더 성실한 수비가담과 커버링이 무엇 보다 기성용이게 시급하다. 기성용이 앞서 언급했던 단점을 최소화할 수만 있다면 더 훌륭한 미드필더로 평가받을 수 있다.

과감성은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필요하다. 기성용의 가장 큰 장점은 자로 잰 듯한 롱패스와 시원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다만 그는 EPL 입성 후 과하다 싶을 만큼 짧은 패스를 구사하고 있다. 팀의 철학에 자신을 맞추는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따금씩 의외의 슈팅과 롱 패스를 시도하는 것은 그에게나 팀에게나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최근 그를 향한 비판은 어디에서 오는가? 기성용 스스로가 비판의 진원지다. 기성용이 EPL 입성 후 보여줬던 경기력이 훌륭했기 때문에 수반되는 비판이다. 완성형 미드필더로 거듭나고, 더 높은 곳으로의 ‘비상(飛上)’ 하기 위해서 기성용에게 필요한 한 가지는 ‘과감성’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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