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황희찬, 신태용호 막내에 대한 단상①
입력 : 2016.0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3년이나 어린 친구들 활약이 대단하다 들었습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이렇게 나이 차 나는 이들이 올라서기 쉬울 리가요. 성인 단계인 U-23이긴 해도 황희찬(엊그제 생일 지났으니 만 나이 20, 잘츠부르크)이나 황기욱(19, 연세대)이나 힘이 빨리 붙었던 덕에 경쟁 자체가 가능했을 겁니다. 선천적 탤런트에 후천적 노력까지 입힌 '무서운 놈'들이죠.

그 중 먼저 황희찬. 어렸을 때부터 스타성 있었고, 주변 인정을 받았다는 것. 본인도 이에 걸맞게 미친 듯 노력했습니다. 주변에서도 하나같이 치켜세우더군요.

의정부 신곡초 출신으로 차범근 축구 대상 출신인 건 익히 들어 알았는데. 그러다가도 사라지는 이들이 적지 않아 보류했죠. 그런데 고교 진학 후에도 추천이 끊이지 않길래 챙겨봤습니다. 동년배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힘에다 저돌성까지. 탱크처럼 밀고 들어가는데 어떻게 막느냐 싶었거든요.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습니다. 덜 절박해 보였달까요. 그도 그럴 것이 이미 고2 때 고교 무대를 평정하다시피 했으니. 본인의 한계치가 한참 남은 듯한데도 90분을 끝내는 경우가 있었고요. AC 밀란이니 PSV 에인트호번이니 해외 진출설도 모락모락 피었던 시기라 집중력 면에서 절정을 찍기 어렵지 않았나 조심스레 판단해 봅니다.

포항 측과의 관계는 당사자 간 잘 해결됐다고 하니 더 말해봤자 사족일 테고. 다만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하루빨리 큰 무대, 넓은 세상으로 나가 부딪혀보길 바랐습니다. 더 높은 목표치가 있어야 죽기로 매달리는 게 인간의 습성이다 보니. 결과적론으로 오스트리아행은 황희찬이 더 성장할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고요.

'독한 놈'이라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또래와는 다른 성숙함에 지도자들 모두 관심 두고 지켜봐 온 친구였습니다. 2014 U-19 챔피언십 당시, 대학 수시 전형과 맞물려 상당수 고3 학생들이 동참하지 못했어요. 면접 불참 시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도 돌았고요. 그 와중에 김상호 감독은 당시 한국 나이 스무 살(1995년생)보다 한 살 어린 두 고교생을 픽합니다. 그게 황기욱과 더불어 황희찬(프로 직행이 내정돼 있기도)이었습니다.

황희찬은 소속 팀 잘츠부르크의 요청으로 결승전을 못 뛰고 돌아간다더군요. 이런 유형일수록 일본 같은 팀 부수기엔 제격인데 내심 아쉽습니다. 그 재능 고이 모셔두었다 올 여름 브라질 리우에서 펼칠 수 있길.

사진=홍의택 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