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2일 In 순천] 강함과 부드러움 경계, 학범슨판 성남의 동계훈련
입력 : 2016.0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순천] 김다솔 기자=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하다. 축구도 예외일 수 없다. 겨울 동계훈련은 한 해 농사의 밑거름이다. 모두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성남 FC(이하 성남) 선수단이 오는 시즌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성남은 지난 시즌 리그 5위(승점 60점)를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성남은 만족하지 않았다. 다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지 못한 점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남은 강원도 강릉에서 국내 1차 전지훈련을 마쳤고, 전라남도 순천으로 내려와 국내 2차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말하는 체력의 중요성

성남에게는 겨울 칼바람도 비켜지나 간다. 성남은 전라남도 순천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체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지금은 체력 7, 기술 3의 비율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인선수들의 체력이 아직 선배들의 그것에 못 미친다.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더불어 강한 체력훈련을 소화해야만 멘탈도 강해진다”며 체력강화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우선, 선수단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강화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개별적으로 실시한다. 세부적인 자세와 요령이 필요한 선수들은 피지컬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받는다. 선수들은 지난 26일 오후 훈련에 웨이트 트레이닝 장소에 모여 훈련에 임했다.

특히 김영철 코치가 복근 강화 훈련 시 선수들의 발을 올려주고 밀어주는 등 유격 조교처럼 나서서 선수들을 도왔다. 선수들은 곳곳에 배치된 거울을 보며 구슬땀을 흘렸다. 스스로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가 된다.


부드러운 분위기의 족구시간

웨이트 훈련 후 선수단은 팔마체육관으로 이동해 족구로 공에 대한 감각을 유지했다. 더불어 선수들끼리 호흡하며 경쟁을 통해 친밀도는 높아진다. 훈련 효과는 만점이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면 족구는 그야말로 ‘화기애애’ 했다.

족구는 공격수 황의조, 골키퍼 김근배 팀으로 나누어져 내기로 진행됐다. ‘현금 10만 원’이 족구의 중심. 결과는 황의조 팀의 승리로 끝났다. 황의조는 남다른 승부욕을 보이며 경기에 몰입했다.

주위 동료들은 “골키퍼를 상대로 이겨서 좋냐”며 농담을 건넸지만 황의조는 아랑곳 하지 않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김학범 감독은 “내기는 내기야. 저녁 식사 전까지 10만 원 가지고 와”라는 멘트를 남기며 홀연히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동계 훈련의 꽃', 체력훈련

성남 선수단은 27일 오전 9시 20분 팔마체육관에 집결했다. 김학범 감독은 취재진에게 “아침 식사 안 하면 벌금입니다”라며 특유의 여유를 띄고 체육관에 등장했다.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위한 세팅을 마무리했고 9시 30분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선수들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본격적으로 체력훈련에 임했다.

훈련 초 러닝, 구르기, 물구나무서기를 순서로 훈련의 강도가 높아졌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훈련 분위기가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훈련 강도가 높아졌다. 이 날의 꽃은 ‘서킷 프로그램’이었다. 선수들은 한 코스 당 평균 15~20초, 20개에 가까운 코스를 김학범 감독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서킷 프로그램은 3개 조로 나누어져서 진행됐다. 신인급 선수들이 1조, 중견급 선수들이 2조, 고참급 선수들이 3조에 편성됐다. 선수들은 서킷 훈련을 3회씩 실시했다. 1회까지만 해도 선수들은 무난하게 프로그램을 소화했지만 2회부터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훈련 분위기도 무거워져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약 20개로 구성된 코스는 하나하나가 정확한 자세를 요하는 강도 높은 훈련들이었기 때문이다. 각 코스마다 코칭스태프가 위치하며 선수들의 자세를 예의주시했다. 정확한 동작이 이루어지지 않을 시 엄격하게 관리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발은 무거워졌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도저히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았다. 훈련의 고됨을 이기기 위해 일부 선수들은 포효하며 기합을 넣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훈련에 임하지 않는 선수들은 동료들의 훈련을 도와주며 독려했다. 이런 과정 속에 동료애가 생긴다. 성남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팀 분위기가 좋다고 하는 주된 배경이다.

훈련이 종료된 시간은 11시 20분이었다.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던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은 탈진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일부 선수들은 훈련을 소화한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며 기쁨의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학범슨의 ‘솔선수범’

체력훈련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김학범 감독의 지도 방식이었다. 김 감독은 훈련 세팅 과정에서부터 직접 나서 코칭스태프와 함께했다. 김학범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도 직접 진두지휘하며 선수들과 호흡했다.

그는 선수들 하나하나의 움직임과 표정을 살피며 세심하게 관리했다.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졌다. 체육관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였다. 때로는 “더 할 수 있는데 왜 안 해”, “못하는 녀석은 계속한다”, “시간 늦으면 또 한다”라며 선수들을 자극했고 때로는 “얼마 안 남았다”, “조금만 더 힘내”라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강하면서 부드러운 지도 방식이 그대로 드러난 시간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훈련 후 “모든 것의 기본은 체력이다. 체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강한 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강도 높은 훈련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피력했다.

성남 선수단은 28일 지리산 등반을 끝으로 2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한다. 성남은 오는 2월 미국 LA 부근의 오렌지 카운티로 이동한 후 약 20일간 예정된 해외 전지훈련에 임한다. 김학범 감독은 “미국 가서는 전술 훈련의 비중을 높여 전술 7, 체력 3의 사이클로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며 멘트를 마무리했다.

사진=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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