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포커스] 과감해진 손흥민, '우측면 주전'이 보인다
입력 : 2016.02.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3경기 연속 선발 출전도 무산됐고 공격 포인트도 없었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돋보였다. 교체 출전한 손흥민은 최근 보여주지 못했던 특유의 과감한 플레이가 살아나며 향후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울렸다.

토트넘은 7일 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린 2015/201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왓포드전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26분 투입된 손흥민은 20여 분간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 빗나간 선발 예상, 포체티노의 로테이션은 계속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EPL, 유로파리그 등 다양한 대회, 많은 경기를 치르는 토트넘의 상황을 고려해 로테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뚜렷한 주전이 없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 로테이션은 손흥민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시즌 토트넘은 EPL과 컵 대회에 나서는 선수를 명확히 구분할 만큼 철저한 체력 안배를 가져갔다. 밸런스와 압박을 중시하는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반드시 수반되야 했기 때문이다. 손흥민 역시 EPL 보다는 유로파리그, FA컵서 중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다수의 영국 언론들도 손흥민의 왓포드전 선발을 예상했다. 최근 컵 대회보다는 EPL서 선발 기회를 잡았던 손흥민이 경쟁자들에 비해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부상 여파가 있었던 알리 대신 나세르 샤들리-에릭 라멜라가 선발 기회를 잡게 됐다.

▲ 22분의 강렬한 활약, 향후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


손흥민은 왓포드전 전까지 7차례의 리그 선발 기회를 부여 받았다. 경쟁자인 에릭센(20선발), 알리(19선발), 라멜라(17선발), 샤들리(9선발)에 모두 밀리는 수치다. 총 683분을 뛴 손흥민은 출전 시간으로 봐도 에릭센(1,784분), 알리(1,671분), 라멜라(1,488분), 샤들리(781분)에 뒤졌다.

따라서 기회를 적게 받은 손흥민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손흥민은 컵 대회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교체로 주로 나온 EPL에서는 델레 알리, 에릭 라멜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입지를 넓히는 데 실패했다.

손흥민이 매우 부진했다기 보다는 경쟁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토트넘의 대부분 포지션에서 나타나는 모양새다. 누구든지 부진하면 대체할 만한 선수들이 있고 공격 2선의 주전 경쟁 구도는 계속해서 변해왔다.

일단 현재까지 원톱 케인과 에릭센, 알리는 확고한 주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따라서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토트넘서 한 자리의 공격 2선 자리를 놓고 3명이 다투는 형국이다. 초반에는 라멜라가 앞섰고 최근에는 샤들리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손흥민에게 큰 압박감이 찾아왔다.

경기장에서도 이러한 심리 상태는 드러났다. 얼마 되지 않는 출전시간에서 임팩트를 보여야 했던 손흥민은 그 답지 않은 소극적인 플레이와 실책을 범했다. 사실 에릭센, 알리 중심으로 공격이 이뤄진 탓에 좋은 위치에 있어도 패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왓포드전서 교체 출전한 손흥민은 확실히 달랐다. 적극적으로 상대 뒷공간을 파고 드는가 하면 최근 보여주지 못했던 1대1 돌파에 이은 슈팅까지 나오면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선보였다. 결과물은 없었지만 포체티노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손흥민이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핀 가운데 라멜라와 샤들리 역시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라멜라는 괜찮은 활약이었지만 6개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샤들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포체티노 감독의 로테이션 정책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손흥민으로서는 출전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손흥민의 강점인 과감함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왓포드전은 다시 한 번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핀 경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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