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6개월 부상’ 조우마, 히딩크의 선결 과제는 ‘수비진 안정’
입력 : 2016.02.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다솔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반등’을 꿈꾸고 있다. 그들을 ‘부활’의 길로 이끌 구세주는 거스 히딩크다.

첼시는 2015/16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그들은 한때 리그 16위까지 추락했으며 강등권과 불과 승점 1점의 차이를 두기도 했다. 주제 무리뉴 전 감독이 팀을 떠난 주된 이유다.

이에 팀의 ‘소방수’로 히딩크 감독이 투입됐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8/09시즌 팀을 위기로부터 구해내며 프리미어리그 3위, 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우승이라는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감독이 긴급하게 그에게 요청한 배경이다. 


첼시의 불안요소, 수비

히딩크 감독은 리그 18라운드 왓포드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지만 승점 1점을 획득한 데 의의를 둘 수 있었다. 그만큼 첼시의 상황은 절박했다.첼시는 25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리그 13위에 위치했다.

그들은 25경기를 치르는 동안 33득점에 성공했고 35실점을 했다. 눈에 띄는 것은 부실한 수비다. 현재 리그에서 그들보다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한 팀은 선덜랜드(49실점), 노리치 시티(48실점), 뉴캐슬(44실점), 본머스(41점), 애스턴 빌라(40실점), 리버풀(36실점) 뿐이다. 리버풀을 제외하고 모두 첼시보다 순위가 처진 팀들이다.

다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느긋할 수는 없다. 히딩크 감독 스스로도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팀을 처음 맡았던 7년 전에도 함께 호흡했던 존 테리,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존 오비 미켈을 중심으로 단단한 축구를 구현하고 있다. 세 선수는 히딩크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고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히딩크가 셋을 중용하는 이유다.


안정을 찾아가는 수비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비가 부실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첼시가 오랜 기간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벽 수비에 있었다. 

첼시는 2003/04시즌을 시작으로 지난 2014/15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4강-16강-4강-준우승-8강-16강-8강-우승-조별탈락-8강-16강’의 성적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는 토너먼트 형식을 지니고 강팀들이 격돌하는 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의 수비력이 얼마나 오랜 기간 단단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히딩크는 팀의 장점이었던 철벽 수비를 부활시키고 있다. 히딩크호 출범 후 첼시는 10번의 공식 경기를 치렀고 4승 6무를 거뒀다. 그 과정 속에서 12득점, 7실점을 기록했다. 아직 히딩크에게는 주어진 자원들로 자신의 축구를 구현할 팀을 시간이 필요하지만 눈에 뜨게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결과도 만족할 만하다. 무리뉴 체제에서 첼시는 리그 16경기(감독 없이 경기를 치렀던 17라운드 선덜랜드전은 제외) 동안 고작 3번의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 역으로 첼시는 히딩크 감독이 팀을 지휘했던 8번의 리그 경기 동안 3번의 무실점을 기록했다.


조우마의 시즌 아웃

당장 히딩크의 지도력이 무리뉴보다 낫다는 성급한 결론은 도출할 수 없지만 감독을 교체한 첼시의 선택은 현재로썬 옳아 보인다. 그러던 첼시에게 슬픈 소식이 찾아왔다.

첼시의 수비수 커트 조우마가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쓰러졌다. 조우마는 지난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트 브릿지에서 열린 2015/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들것에 실려 피치를 빠져나갔다.

진단 결과 조우마는 약 6개월 동안 피치에 설 수 없는 것으로 판정받았다. ‘시즌 아웃’이 기정사실이다. 가벼운 부상이 아닐 것이라는 짐작 할 수 있었지만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을지도 짐작 할 수 없었다. 조금씩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첼시에게는 이보다 큰 손실은 없다.

히딩크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붙박이 수비수였던 조우마의 부상은 단지 한 선수를 채워서 끝날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부재로 인해 수비진 전체에 조직력에 금이 갈 수 있으며 총체적으로는 팀의 경기력 저하로 직결될 수도 있다.


히딩크의 선결과제, ‘수비진 안정’

당장 주전과 벤치를 오가는 게리 케이힐이 조우마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케이힐은 이미 첼시에서 기량을 입증했으며 EPL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비수다. 문제는 테리와 케이힐의 체력을 뒷받침할 멤버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풀백 이바노비치를 중앙으로 돌릴 수 있고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맷 마이즈가도 젼력으로 투입이 가능하다. 다만 이바노비치가 중앙으로 이동할 경우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오른쪽으로 이동할 공산이 크며 왼쪽 풀백 자리를 압둘 라만 바바가 메운다.

그림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세부적인 조직력을 논한다면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이들이 이런 포진으로 경기에 나선 경험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마이즈가도 아직 EPL 경험이 없고 팀 적응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다.

첼시는 리그를 비롯해 FA컵과 파리 생제르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두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비록 조우마의 부상으로 상황은 안 좋아 졌지만 남은 일정을 절박하고 성실하게 소화한다면 만족할만한 시즌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히딩크 감독이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는 ‘수비진 안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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