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리버풀, 클롭의 '투혼'에 선수들이 응답해야 할 때
입력 : 2016.02.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우승호 기자= 런던 원정까지 가서 연장전까지 치렀지만 끝내 승리의 여신은 리버풀에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다. 맹장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클롭 감독의 벤치 '투혼'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하였다.

리버풀은 10일(한국 시각) 새벽 런던의 불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 재경기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오그본나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2-1 패배했다. 리버풀로써는 홈에서 웨스트햄을 잡지 못하고 한 경기를 더 치르게 된 것이 결국 독이 되고 말았다.

로저스의 뒤를 이어 부임한 클롭 감독의 지도력은 이제 검증이 어느 정도 되면서 믿음을주고 있는 상황이다. 부임 초기의 상승세에서 한 풀 꺾인 현재이지만 ‘확실히 뭔가 다른 것 같다’는 호평과 더불어 선수들과 팬들에게 신뢰라는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문제가 벤치에 있는 게 아니라면 감독의 주문을 그라운드에서 만들어 내야하는 ‘선수’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아봐야 한다. 이번 웨스트햄과의 FA겹 경기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개선해야 할 문제점과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슈팅수와 점유율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경기를 리드해나갔던 리버풀이지만 끝내 승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특히 동점골 이후 연이은 공격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하고 오히려 연장 종료 직전 세트피스에서 실점했던 상황은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고 말았다.

이러한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은 이미 지난 주말 선덜랜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나타났다. 홈에서 먼저 2골을 득점하고도 수비 집중력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리버풀의 이런 모습은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버풀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존 알드리지는 이러한 리버풀의 문제점을 ‘리더십 부재’로 정확히 진단하기도 했다. 알드리지는 현지 언론을 통해 “리버풀은 현재 리더십이 부족하다. 팬들은 스티브 제라드나 제이미 캐러거를 그리워할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선덜랜드와의 경기를 이러한 리더십 부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알드리지는 “2점차 리드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수비를 정돈했어야 했다.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은 몇일 후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도 개선되지 못하고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만 것이다.

감독이 어떤 존재감을 갖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감독 한 명이 팀을 구원해줄 거라는 믿음은 순진한 생각이다. 현재의 리버풀은 클롭이라는 ‘소방수’가 와서 불을 끄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지만 선수라는 ‘물줄기’가 시원치 못하며 계속 불씨의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물론 선수들도 팀과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잘 풀리는 상황을 유지하거나 혹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정신력과 리더십이 지금 리버풀의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겨울 이적시장이 마감되면서 이제 새로운 선수는 시즌이 끝나고 여름에야 다시 열리게 된다. 집중력 부족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감독이 원하는 전술과 경기력을 그라운드에서 구현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베테랑 선수 영입에 대한 고민은 리버풀은 지금부터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미래의 고민이다. 아직 남은 경기는 많다. 리그컵은 결승전만을 남겨 놓았고 유로파리그도 아직 현재 진행형이며 리그도 지금보다 높은 순위에서 마무리를 해야 한다. 일단은 지금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리버풀 소속의 선수들이 남은 시즌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할 책임이 있다.

클롭 감독은 ‘할 만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픈 와중에도 벤치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스승의 투혼에 작은 변화의 노력이라도 해야하는 것은 지금 리버풀 선수들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자 최소한의 양심이다. 세계 최고수준 프로리그의 명문팀인 리버풀의 선수라면 이제는 응답을 해야할 때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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