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좌잭슨-우러브', 에브라-네빌 황금계보 이을 조합
입력 : 2016.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지우 기자= 2000년대 중후반을 수놓았던 패트리스 에브라와 게리 네빌은 아직도 수많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이 그리워하는 측면 조합이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줄 신성들이 등장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한다.

주인공은 보스윅-잭슨(19), 도널드 러브(22)다. 두 선수는 13일 밤 9시 45분(한국시간) 잉글랜드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경기에 출전했다.

잭슨과 러브는 경기 휘슬이 불릴 때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측면을 지켰다. 20대 초반의 자원답게 혈기왕성했고 당찼다. 그렇다고 무리한 플레이가 나온 것도 아니었다. 맨유는 코너킥 상황에서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고개를 숙였으나 두 젊은 자원은 제 몫을 해냈다.

루크 쇼와 마르코스 로호의 줄부상으로 최근 중용되고 있는 잭슨은 이날도 어김없이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화력 폭발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맨유였으나 잭슨은 홀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끊임없이 시도하며 공격의 윤활유가 됐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잭슨과 달리 러브는 갑작스럽게 경기에 투입됐다. 전반 36분 마테오 다르미안이 어깨 부상을 당해 몸을 풀 새도 없이 그라운드에 발을 내디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는 러브의 EPL 데뷔전이었다.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투입. 분명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뽐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러브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마치 몇 경기 출전하면 경험을 쌓아왔던 선수 마냥 침착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 충실하면서도 적절하게 오버래핑 타이밍을 가져갔다. 위건 임대로 쌓은 실력은 마음껏 발휘한 러브였다.

풀백의 영향은 상당히 중요하다. 두말할 것 없이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유지해야 하고 공격 작업 시에는 전진해 루트를 다양화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나설 수도 없다. 언제 어떻게 나갈지, 타이밍이 생명이다. 당연히 공수에 걸쳐 최고의 능력을 보이는 풀백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 중반의 맨유는 축복받은 팀이었다. 좌측면은 에브라가 지켰고, 우측면은 네빌이 사수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 능력은 갖춘 당대 최고의 풀백 자원들이었다. 맨유가 잉글랜드를 접수하고 유럽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두 선수의 공이 상당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법. 에브라가 유벤투스로 떠났고 네빌은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맨유는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러 선수들을 시험했다. 결과적으로 맨유는 두 선수의 후계자를 찾지 못했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전체적인 부진까지 겹치며 어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에 잭슨과 러브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한 경기로 에브라와 네빌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임에 틀림없으나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아니 무리를 해서라도 측면 수비의 희망이라도 보고 싶은 것이 맨유의 현주소다. 어찌됐든 선덜랜드전에서 두 신예가 보여준 활약은 경기력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맨유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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