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연승' 최윤겸 감독, ''조직적으로 버티니 강해지더라''
입력 : 2016.05.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2연패 뒤 기적처럼 4연승을 내달렸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6라운드 현재, 4승 2패로 리그 2위까지 뛰어올랐다. 최윤겸 감독 체제 2년 차를 맞은 강원 FC가 그 주인공. 강원은 지난달 3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 안양과의 원정 경기에서 방찬준, 최진호의 연속 골로 2-0 완승을 챙겨왔다.

K리그 무대에 다시 선 최 감독은 감회가 남달랐다. 대전 시티즌에서 '기적의 2003년'을 연출했던 그는 2007년 팀을 떠났다. 터키, 베트남 등지를 거친 뒤에야 국내에 정착했다. 7년여 만에 K리그 지휘봉을 잡고선 급변한 흐름을 절감했다.

"너무 많이 바뀌었더라. 예전에는 경기력 측면에서 높낮이란 게 있었다. 강한 팀은 굉장히 강했어도, 약한 팀은 또 만만했다. 하지만 작년에 겪어 보니 다들 엇비슷했다. 플레이 자체도 단순한 게 많이 사라졌다. 조직적으로 좋아지면서 전체적으로 평준화됐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첫 시즌을 7위로 마쳤다. 득점력이 좋았는데, 실점률도 덩달아 높았다. 쭉 돌아보니 0-1과 같은 한 점 차 패배가 많았다. 종합적으로 보면 팀 전체가 흥분하는 날 꼭 무너졌다. 대신 심적으로 안정되고 여유가 있으면 다득점 경기도 제법 했다."





최 감독은 시즌 종료 뒤 더 바빠졌다. 적응기를 보냈으니 이제는 결과로써 검증할 단계가 온 것.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시즌을 구상했다.

"미드필더나 중앙 수비 쪽에서의 아쉬움이 컸다. 중원에서 볼을 컨트롤하고, 정확하게 패스할 능력이 있어야 체력 소모가 적다. 하지만 패스웍이 차단되다 보니 경기를 조율하는 부분에서 힘겨웠다. 중앙 수비 쪽에서 터진 문제도 염려했던 대로다."

동계 전지훈련 동안에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영입 절차가 더뎠고, 부상자까지 속출했다. 그 탓에 베스트 멤버를 총 가동해 연습 경기를 치러본 적도 없었다. 당장 믿고 기용할 선수들이 부족했던 시기. 여파는 시즌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러던 중 거짓말처럼 반등의 포인트를 잡았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면서 정예 멤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의욕이 상당히 올라왔다. 본인들끼리 미팅도 하고 있고, 팀 분위기가 살아나 개인적으로 굉장히 반갑고 고맙다. 일단 지우나 파첸코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정상적으로 합류하기 전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받아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지난해 여름 휴식기 때 일이다. 최 감독은 팀에 갓 합류한 지우와 헤난을 불러모았다. 통역을 대동해 부지런히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장 잘하지 못해도 좋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어르고 달랬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외인 듀오는 후반기 17골을 합작했다. 벨루소와 함께 팀 공격의 핵이 됐다.

올 시즌에도 최 감독은 긍정의 기운을 불러모았다. 첫 2연패에도 절대 질책하지 않았다. 조급해질 때마다 여유롭게, 조금 더 편안하게 할 것을 주문하며 선수단을 다독였다.

"올해 첫 두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스트레스가 심했으나, 내색 안 하려 애도 많이 썼다. 예전에는 선수들에게 화도 내고 했지만, 지금 젊은 친구들은 그런 것 갖고 안 되지 않나."

"승리해야만 선수들도 나도 자신감이 붙을 수 있었다. 마침 그 시기가 왔다. 충주, 안산을 연달아 잡고 부담감을 털어버린 게 큰 힘이 됐다. 특히 안산전 같은 경우, 내용은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전술이 잘 먹혀 들었고, 경기 운이 따르면서 승리했다."





최 감독은 연승 행진에도 자중했다. 4강권 진입을 목표로 하되,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타 팀을 치켜세우면서 더 갈고 닦아야 함을 강조했다.

"한 라운드는 지나봐야 전체적인 전력이 나온다.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4강 정도 올라가면 최상이 아닌가 싶다. 이랜드, 대구 등 여러 팀이 우리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단, 어떤 팀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확신은 분명히 섰다. 최 감독이 꺼내 든 키워드는 '조직'. 올해로 챌린지 3년째를 맞은 강원은 조태룡 신임 대표이사와 손잡고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사실 작년에 의아해했던 것이 '왜 부천이 저 정도 높은 순위에 올라갔을까'였다. 송선호 감독과도 많은 얘길 나누다 보니 결국에는 팀 분위기, 즉 하고자 하는 의지였다. 실력은 비슷하고, 축구 색깔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조직화된 부분으로 팀을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상대보다 많이 뛴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로 협력하면서 상대를 곤란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선수들이 인식해가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믿는 구석이다. 스쿼드상 4강권에 들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적으로 버티니 강해졌다. 그렇게만 하면 아마 좋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선수단은 우리 몫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띄우다 보면 구단에서도 좋아하실 테고,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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