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떠나는 판 할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
입력 : 2016.05.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2년 동안 이어진 루이스 판 할의 파란만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생활은 초라하게 끝났다.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판 할이지만, 박수를 받을 만한 과정도 있었다.

맨유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판 할 감독 해임을 공식 발표했다. 2014년 여름 부임해 2시즌 동안 맨유의 부활을 이끄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하며 해임이라는 초라한 통보를 받게 됐다.

판 할의 2년 간 맨유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부임 첫 해인 2014/20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시즌을 마쳤다. 항상 우승을 노리던 맨유로서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나,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의 실패로 떨어졌던 순위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반전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이듬해에 판 할 감독을 향한 기대는 커졌으나 오히려 더 추락하며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시즌 중반 6경기 연속 무승과 UCL 조별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에서 라이벌 리버풀에 패배하며 16강 탈락을 맛봤다.

4위까지 주어지는 UCL 진출 경쟁은 판 할의 마지막 생명줄과 같았다. 그러나 웨스트햄과의 순연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 당하며 4위 등극은 물거품 됐다. 맨유 수뇌부와 팬들의 인내심이 최종 마감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판 할은 마지막 순간까지 수 많은 압박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해임설에 정면 대응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막판 4위 싸움에서 희망을 살리는 건 물론 FA컵 우승을 안겼다. 2012/2013시즌 이후 3시즌 동안 이루지 못했던 우승컵을 맨유에 선물한 점에서 나름 의미는 있었다. 이는 맨유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준 결과라 할 수 있다.

판 할 체제 맨유는 실패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던 프로다운 판 할의 모습은 맨유는 물론 판 할의 앞으로 지도자 인생에 희망을 비춰 준거라 할 수 있다. 판 할의 실패는 오답노트, FA컵 우승을 희망의 불씨로 잘 활용한다면 퍼거슨이 보여줬던 맨유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판 할이 결코 마지막까지 비난 대신 박수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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