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이 사임 시사한 배경은?
입력 : 2016.05.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김성진 기자= 전북 현대가 팀 창단 22년 만에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구단의 역사를 만든 두 인물,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의 동반 퇴진이다.

전북은 내홍에 흔들리고 있다. 구단 스카우트인 C씨가 전직 K리그 심판 A, B씨에게 각각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심판 매수 의혹이라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전북은 24일 멜버른 빅토리를 누르고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웃을 수 없었다. 전북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경기 후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통감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조사 결과에 따라 직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사임 의사는 총책임자로서 사건 수습을 위한 결단
사건을 조사 중인 부산지검 외사부는 C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전북은 자체 조사 결과 C씨의 개인 행동으로 확인했지만 구단 직원의 빗나간 일탈을 관리, 감독하지 못한 만큼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전북은 사건이 알려진 23일 오후 “C씨의 개인 행동이었고,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 입장이 나오자 ‘선긋기’, ‘꼬리짜르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철근 단장은 “사과문을 긴급히 내놓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본래 의도와 다르게 알려진 것에 대한 아쉬움과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강희 감독은 “스카우트도 코칭스태프인 만큼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철근 단장도 팀의 최종 결정권자인 만큼 “감독이 아닌 내가 책임지겠다”며 “상황에 따라서는(사임할 수 있다)”고 물러날 뜻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부산지검도 C씨의 개인 행동에 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볼 때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이 사임을 거론하는 것은 과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전북을 지탱하는 두 기둥인 두 사람이 이러한 결단을 내린 데는 이번 일로 추락한 신뢰 회복을 위한 선택이라 하겠다.

최강희 감독이 “10년 넘게 팀에 있으면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기에 당연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다.

▲ 사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현재 전북을 만든 두 축이다. 전북이 지방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명문, 리딩 클럽이 되는데 두 사람의 공로는 상상 이상이다. 그렇기에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이 사임을 선택할 경우 이는 전북만이 아닌 K리그 전체의 손실이자 아픔이다.

아직 검찰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상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이철근 단장이 “우리가 아직 조사를 받거나 한 것은 없다. 검찰에서 나온 결과를 갖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위에 언급한대로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죄로 최종 결정이 될 경우 팀에 더 큰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한 책임자로서의 선택이다.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의 발언이 나오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워졌다. 그 대부분은 사임 반대다. 한 팬은 “강등되는 징계를 받아도 좋으니 최강희 감독님, 이철근 단장님과 함께 팀이 명예회복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팀 전체가 책임을 져 재출발을 하자는 의미였다.

이는 조사 결과에 따라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이 사임이라는 선택을 할 경우 팬들이 철회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 이철근 단장이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다”고 거푸 말한 것을 볼 때 팀을 살리기 위한 반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 사임을 선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일 수도 있다.

사진=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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