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대 명단 분석] '8강 승부처' 독일전, 이제 해볼 만하다
입력 : 2016.07.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2016 리우 올림픽서 한국과 맞붙을 상대국들의 출전 명단이 발표됐다. 멕시코에 이어 독일 역시 자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올림픽 본선을 준비하게 됐다. 일단 확실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고 21세 이하(U-21)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던 몇몇 선수들도 빠져 생각보다는 약한 스쿼드를 구성했다는 평가다. 8강 승부처로 독일전을 꼽은 신태용 감독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독일 축구협회(DFB)는 15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18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스벤-라스 벤더 형제가 포함된 가운데 마티아스 긴터, 막스 마이어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하지만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였던 여러 선수가 빠지면서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된 독일이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피지, 멕시코, 독일 등과 함께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C조에 편성돼 있다. 신태용 감독은 2차전인 독일전에 ‘올인’하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이번 독일 대표팀 명단을 세세하게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속한 C조는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독일, 멕시코의 실력 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생각보다는 강할지 모르겠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떨어지는 피지를 1승 제물로 삼는 분위기다. 특히 1차전서 피지와 맞붙는 한국은 가능한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둬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올인을 선언한 독일은 생각보다는 위협적이지 않은 명단을 들고 나왔다. 기본적으로 유럽 U-21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이번 명단에도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르로이 사네, 조슈아 키미히, 율리안 바이글, 율리안 드락슬러, 조나단 타, 엠레 찬 등이 유로 2016 스쿼드에 포함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독일로서는 더 중요한 대회에 좋은 자원을 넣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독일은 와일드카드로 스벤 벤더, 라스 벤더, 닐스 페테르센을 선택했다. 기량, 경험이 출중한 벤더 형제와 바이에른 뮌헨, 베르더 브레멘 등을 거친 페테르센이 젊은 선수들을 이끌게 된다. 많은 선수가 빠진 시점에서 독일에 도움은 되겠지만 와일드카드 역시 생각보다 훨씬 약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확실하게 꺾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상대하기 버거울 것만 같았던 독일이 해볼 만한 상대가 됐다는 이야기다.

▲ 최고 전력 구축 실패한 독일

:: 메달 의지 보인 독일, 전력은 ‘글쎄’

독일 올림픽 대표팀의 호어스트 흐루베슈 감독은 “그동안 독일은 올림픽 참가에 의의를 두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메달을 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면서 선수들에게 강한 목표 의식을 전달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선수 선발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우선 공교롭게도 올림픽이 벌어지는 8월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및 리그가 개막하는 시기다. 또한 독일 대표팀의 최우선 목표인 유로 2016이 벌어진 후 열리는 대회여서 중복 차출이 사실상 어렵다. 이에 U-21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선수들도 합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 메달 획득 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올림픽 외에 별 다른 큰 대회가 없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게다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동메달을 획득하며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와일드카드 등 가능한 최고의 전력을 갖추려 했다. 양팀의 격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던 이유였다.

손흥민, 장현수, 석현준 등 A대표팀 핵심 전력이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한국과는 달리 독일은 전력 손실이 꽤나 큰 모습이다. 그래도 독일은 우리보다는 올림픽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고 있어 수급 가능한 전력으로 최대한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강하다던 독일, 누가 빠졌나?

독일은 U-21 팀 소속으로 활약한 바 있는 르로이 사네, 조나단 타, 티모 베르너, 마흐무드 다후드, 레빈 외즈투날리, 율리안 바이글, 조슈아 키미히, 막시밀리아노 아놀트가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또한 엠레 찬, 율리안 드락슬러, 미첼 바이저, 니클라스 스타크, 아민 유네스, 케빈 폴란트 등도 역시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유로 2016 출전, 이적,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출전, 맹장 수술 등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이들로만 명단을 꾸려도 족히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 전력에서 빠지게 됐다.


2017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U-21 유로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 독일은 조별리그서 7승 무패(26득점, 4실점)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U-21 팀과 나이 제한에 걸리지 않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올림픽을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많은 변수가 생기면서 제대로 된 라인업을 구성하기 어려워졌다. 기량적인 부분도 아쉽지만 이들이 빠짐으로서 조직력 부분도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독일이다. 와일드카드를 제외하고 신태용호가 여러 경기서 조합을 실험했던 것과는 달리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다.

특히 U-21 유로 예선 5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올렸던 사네를 비롯해 유로 2016 베스트에 선정된 키미히, 아놀트, 베르너 등의 이탈이 아쉽다. 예선서 올린 26득점 중 11골이 이번 올림픽 명단서 빠진 선수들이 기록했다.

소속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뛴 선수도 얼마 없다.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선수들 중 리그 기준 30경기 이상 뛴 것은 골키퍼 호른과 쉴레(이상 33경기), 마이어(32경기) 정도다. 이들 외에는 대부분 로테이션으로 활약하거나 경쟁에서 밀려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독일 2부 소속 선수들로 넓혀도 페테르센, 클로스터 만이 30경기 이상을 소화했을 뿐이다.

:: 독일 명단 분석: 수비 안정, 공격 약화, 교체카드 빈약

전체적으로 보자면 수비적으로는 강화됐지만 공격력이 아쉬운 독일이다. 185cm 이상의 장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고 볼을 잘 다루는 것보다 다소 투박한 스타일의 선수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교체 카드 역시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투입될 만한 자원이 많지 않다.

- 수비라인
U-21 대회 예선서 전경기를 소화한 톨리안, 쉴레가 명단에 포함됐고 멀티 자원인 긴터와 벤더 형제가 합세했다. 무게감이 떨어졌던 골키퍼 자리에도 젊지만 경험 많은 호른이 발탁되며 수비진이 두터워졌다. 중원에서도 ‘캡틴’ 고레츠카를 비롯해 라스 벤더가 버티고 있어 뚫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공격진
하지만 공격 2선, 전방에서는 비교적 무게감이 떨어진다. 빠르고 창의적인 플레이로 사네와 함께 샬케 공격진을 이끌었던 마이어가 가장 위협적이다. 하지만 마이어와 함께 뛸 가능성이 높은 브란트와 나브리 등은 예상보다는 상대할 만한 자원이라는 평가다. 특히 유일하게 해외파인 나브리는 지난 시즌 아스널서 웨스트 브롬위치로 임대돼 리그 12분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전방 공격수로 뽑힌 페테르센과 젤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독일 2부리그서 승격을 이끈 장신 공격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 베르더 브레멘 등을 거친 페테르센은 21골을 터뜨려 득점 2위에 올랐고 소속팀 프라이부르크에 우승과 승격을 선물했다. 독일의 떠오르는 공격수인 젤케도 10골 3도움으로 팀의 극적인 승격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에서 2부리그서 보였던 활약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 교체카드와 변수
가장 큰 문제는 빈약한 교체 카드에 있다. 사실상 공격수 한 명을 후보로 놓는다고 봤을 때 4-2-3-1 등 공격 숫자를 많이 두는 포메이션을 사용할 경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없다. 따라서 수비 성향의 벤더 형제를 와일드카드로 뽑았던 흐르베슈 감독은 선발 라인업부터 조심스럽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중원에 숫자를 늘리면서 수비를 강화하고 후반에 쓸 공격 카드를 남겨둔다는 계산도 나온다.

때에 따라서는 ‘더블 풀백’ 등 변칙적인 전술로 나설 수 있다. 독일은 왼쪽 풀백 자원만 3명(바우어, 막스, 톨리안)을 뽑았기 때문이다. 바우어는 오른쪽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고 막스는 측면 공격수, 톨리안은 센터백을 커버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거나 측면 자원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메우기 위해 더블 풀백으로 기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피지 뿐만 아니라 독일도 포메이션 등 전술적인 부분이 베일에 쌓여있다.

:: 손흥민, 류승우, 김진수, 박주호...독일통 활용?

한국은 독일 경험이 있는 손흥민, 류승우를 이번 명단에 포함했다. 함부르크,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치며 분데스리가 정상급 윙어로 거듭났던 손흥민의 경우 독일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많다. 특히 팀 동료였던 브란트, 라스 벤더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터다. 나머지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력도 뛰어나다.


함께 레버쿠젠 소속으로 있으면서도 빌레펠트 등 독일 2부리그서 활약했던 류승우도 마찬가지다. 류승우는 2015/2016시즌 빌레펠트 소속으로 독일 올림픽 팀의 페테르센, 젤케, 클로스터만과 맞대결을 펼친 전력이 있다.

또한 도르트문트와 호펜하임서 뛰고 있는 박주호, 김진수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박주호의 경우 긴터와 스벤 벤더와 함께 뛰고 있고 김진수 역시 쉴레, 톨리안과 동료다. 김진수는 경쟁자이기도 했던 톨리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신태용호에 안겨줄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상당수가 독일 분데스리가서 뛰고 있는 독일이 우리의 제물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어찌 보면 아직까지도 우리보다 나은 전력일 수 있다. 하지만 차출 가능성이 있던 실력자들이 여럿 빠진 독일의 전력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독일전서 승부수를 걸 신태용호 입장에서는 조별리그 통과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국내파로 구성된 멕시코가 국가대표 대항전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을 감안하면 독일전 올인을 외친 신태용 감독의 생각은 더욱 굳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독일 올림픽 대표팀 18인 명단

골키퍼: 티모 호른(쾰른) 야닉 후트(마인츠)

수비수: 로베르트 바우어(잉골슈타트) 마티아스 긴터(도르트문트) 루카스 클로스터만(라이프치히) 필립 막스(아우크스부르크) 니클라스 쉴레 예레미 톨리안(이상 호펜하임)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 *라스 벤더(이상 레버쿠젠) *스벤 벤더(도르트문트) 그리샤 프뢰멜(칼스루어), 세르쥬 나브리(웨스트 브로미치) 막스 마이어 레온 고레츠카(이상 샬케) 막스 크리스티안센(잉골슈타트)

공격수: *닐스 페테르센(프라이부르크) 다비 젤케(라히프치히)

* 와일드카드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독일축구협회, 유럽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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