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의 환희… 황진성의 시즌이 시작했다
입력 : 2016.07.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화제의 인물을 꼽자면 여럿 있을 것이다. ‘김신욱데이’에 부활한 김신욱, 깃발전쟁 승리를 이끈 권용현과 임창균, 멀티골을 넣은 양동현 등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있다. 무려 1059일 만에 다시 K리그 무대에 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황카카’ 황진성(32, 성남FC)이다.

AFC 투비즈(벨기에), 교토 상가, 파지아노 오카야마(이상 일본) 등을 거친 황진성은 2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경기에 후반 27분 교체 투입됐다. 포항 스틸러스 소속이던 2013년 9월 1일 부산 아이파크전 이후 1059일 만에 다시 K리그 무대에 선 순간이었다.

그리고 후반 35분 1-2로 추격하는 헤딩골을 넣었다. K리그에서의 득점은 1065일 만이었다. 성남은 수원FC에 패했지만, 황진성은 컴백을 신고했다. 시즌 개막 전 다친 다리도 완벽한 회복을 알렸다.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황진성 자신이었다. 그는 수원FC전 다음날인 25일 ‘스포탈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골 넣은 것 뿐만 아니라 뛸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함축적으로 담긴 말이었다.

이어 그는 “준비하는 동안 경기를 많이 뛰고 싶었다. 막상 준비해서 들어가니 설레고 감격스러웠다”며 교체를 위해 그라운드 밖에서 준비할 때의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0-2로 지고 있어서 감상에 젖을 수 없었다. 반전을 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자신의 출전보다 팀이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황진성은 복귀전에서 복귀골을 넣었다. 이태희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딩슛으로 넣었다. 교체투입 이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것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황진성은 “태희가 크로스를 잘 올렸다. 타이밍도 잘 맞았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평소 헤딩슛이 많지 않은데 간절함이 나타난 것 같다. 간절하기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간절한 마음과 집념의 골이었다”며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한 강한 정신력이 골이라는 결과물로 나왔다고 했다.



이 장면을 보고 펑펑 운 이가 있었다. 그의 아내 신유리 씨다. 신유리 씨는 경기장 한 켠에 조용히 앉아 황진성이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황진성은 골을 넣은 뒤 아내가 앉은 자리를 향해 손으로 키스를 보냈다.

황진성은 곁에서 자신을 지켜보며 항상 응원을 보낸 아내에게 감사하면서 “경기 전부터 앉은 곳이 어디인지 알았다. 내가 경기장에 들어가자 울었다고 들었다. 골을 넣은 뒤 고마워서 손으로 그곳을 향해 세리머니를 했다. 아내의 모습이 잘 보였다”고 했다.

완벽한 복귀전을 치른 황진성은 이제부터 시즌을 시작했다. 성남으로서는 황진성의 복귀가 너무 반가운 순간이었다. ‘주포’ 티아고가 UAE 알 와흐다로 이적해 공격진의 약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황진성은 “내가 느끼기에는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왔다”며 “티아고가 워낙 잘한 선수라 아쉽다. 동료들과 열심히 하겠다”고 티아고의 공백을 없애는데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성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몸 관리를 잘해 보여줘야 한다. (김)두현 형을 비롯해서 모든 선수들과 잘 맞춰보고 싶다”고 그 동안 못 뛴 만큼 성남의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성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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