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스릴러 속 신태용호 수비진, 양보다 질이 우선이다
입력 : 2016.08.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우승호 기자= FIFA는 명승부를 펼친 지난 새벽 대한민국-독일 경기를 “스릴러물과 같은 재미를 제공했다”며 극찬했다. 쫓고 쫓기는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새벽에 일어난 축구 팬들에게 잠이 확 달아날 정도의 ‘꿀잼’ 경기였다.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은 8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 C조 2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승리와 8강 확정이라는 목표를 이룩하지는 못했으나 지난 피지와의 첫 경기서 8-0으로 대승을 거뒀던 한국은 1승 1무를 기록하며 일단은 멕시코를 따돌리고 조 1위를 유지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도합 6골이 터지면서 동점에 역전에 다시 동점까지 쉴 틈 없이 진행된 경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꿀잼인 스릴러 경기를 봤겠지만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과 벤치의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 들은 가슴을 몇 번이고 쓸어내렸던 경기였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이번 독일전 스릴러의 주인공은 여전히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수비의 취약점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최약체 피지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독일을 상대해서는 3골을 내주면서 3골을 넣은 공격진의 활약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독일을 상대로 신태용 감독은 중원에 박용우와 장현수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출전시켰다. 포백으로는 심상민, 정승현, 최규백, 이슬찬이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김동준이 지켰다.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한 것은 독일전을 수비에 중점을 두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수비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수비수들이 위험지역 주위에 많이 있었지만 실점을 막아내지 못한 점이다. 세 번째 프리킥 실점을 제외하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모두 독일의 공격수 대비 많은 수비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전 첫 골 실점상황의 경우 일대일 상황에서 나브리 개인의 기량과 슈팅의 정확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하지만 문제는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 분명히 드러났었다. 득점을 만들어낸 독일 공격수 대비 우리 수비수들이 많았지만 상대 공격전개에 전혀 대응하지 못한 분명하고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독일의 패스가 시작되는 순간 박스 주변에는 우리 포백 수비진은 물론 미드필더들도 있었지만 득점을 한 공격수 젤케에게 연결되는 단 한 번의 패스에 무너지며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한 골 한 골이 소중한 상황에서 다소 안이한 태도로 무너진 수비진의 플레이는 분명한 실책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실점 장면 이외에도 이날 경기에서 많은 수비수들이 있음에도 독일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여러번 내주었다. 공격수 대비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보다 더 타이트한 대인 마크와 압박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선수들와 신태용 감독이 복기해보아야 한다. 상대 공격수 대비 숫적 우위를 보이고도 이번과 같은 실점을 계속 허용한다면 8강 진출은 물론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기에 힘들지도 모른다.

조별 예선 마지막 상대인 멕시코를 비롯해 8강에 진출했을 때 만날 수 있는 포르투갈이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팀들은 독일보다 더욱 더 기민한 움직임에 능하다. 순간적인 패스 연계와 개인 기술을 통해 언제든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수비수 몇 명이 있느냐 보다 얼마나 집중력 있고 조직적인 수비력을 완성하는 것이 남은 과제가 될 것이다.

지난 런던올림픽 이후 팬들이 대표팀에게 바라는 결말의 수준은 확실이 높아졌다. 지금까지의 우려를 딛고 신태용호는 선전을 펼치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가오는 멕시코와의 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신태용호가 ‘세드 엔딩’으로 결말이 나거나 혹은 ‘해피 엔딩’으로 계속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선택지는 수비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성인 대표팀 이상의 막강한 화력을 갖춘 공격진을 후방에서 든든히 받춰 줄 수 있는 수비진들의 ‘질적 성장’이 완성된다면 충분히 해피엔딩으로 리우에서의 스토리를 더 이어갈 수 있다. 멕시코 전 각본이 어떻게 쓰여질지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의 그라운드 위 연기가 어떠할지 특히 심기일전 한 수비수들의 열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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