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포커스] 해외팀과 올스타전, 승패보다 소중한 ‘국제 경험’
입력 : 2016.08.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한재현 기자= 대한민국 여자 축구계의 바램이 있다면 유럽을 비롯한 미국, 브라질 등 세계 강호들과 잦은 교류다. 국내 선수들끼리 맞붙는 경기 대신 해외 명문팀과 친선전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WK리그 올스타팀은 지난 2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독일 FFC 프랑크푸르트와 IBK 기업은행 2016 WK리그 올스타전 경기를 치렀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프라우엔 분데스리가에서 우승 7회,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1회를 차지했던 강팀이다. WK리그 올스타팀은 강호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선전했다.

이날 승패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 여자 축구 선수들에게 이번 올스타전은 유럽 강팀들과 싸우며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동기 부여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바로 선진국들과의 잦은 축구 교류다.

한국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에 비해 국제 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A매치 횟수가 적고, 유럽 팀들과 친선전을 잡자니 비용과 거리로 성사는 쉽지 않다. 이번 올스타전서 초청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적극적인 의지와 대한축구협회의 협조로 성사될 수 있었다.

WK리그 팀들도 마찬가지다. 사정이 좋은 인천 현대제철은 겨울 휴식기에 해외 전지훈련하며 국제 경험을 쌓지만, 시청 소속인 팀들은 꿈 같은 이야기다. 자연히 주기적으로 세계 축구를 경험하면서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 축구와 부족한 교류는 지난해 여자 월드컵에서 잘 드러났다. 여자 A대표팀은 1승 1무 1패로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이뤄냈으나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무기력하게 0-3으로 패하며 한계를 실감했다. 한국 선수들은 힘과 스피드, 경기 운영 능력이 조화된 상대에 맞서본 경험이 적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또한,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건 물론이다.

남자 축구도 15년 전 2002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프랑스, 체코 등 유럽 강팀들과 0-5 대패 수모를 당했어도 자주 붙으면서 경험을 쌓았다. 현재 국제 무대에서 쉽게 밀리지 않은 이유다. 남자 축구처럼 여자 축구에도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이번 상대인 프랑크푸르트는 리우 올림픽에 참가했던 사스키아 바투샥(독일)과 소피 슈미트(캐나다) 등이 빠졌지만, 크로노그세비치와 유키 나가사토 등 스위스와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참가할 정도로 여전히 수준은 높았다.



전반전 시차 적응으로 몸 상태는 좋지 못했지만, 후반 18분 에이스 크로노그세비치가 심서연(이천대교)와 힘 싸움에서 이긴 후 빠르게 돌파하며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강호 프랑크푸르트의 본 모습을 보여준 골 이었고, 유럽 선수를 상대로 대응법을 찾는 오답노트였다.

이날 올스타전을 이후 여자 축구계는 한 목소리로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여자 A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우리가 유럽 선수들의 체격과 힘에서 많이 밀린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좀 더 유럽 축구에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맨날 똑같은 선수들만 맞불을 수 없지 않나”라고 했으며, 골키퍼로 나섰던 강가애(구미 스포츠토토)도 “유럽 팀과 경기하는 건 흔치 않은데 이런 기회가 많아져야 국제 대회에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해 월드컵 16강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서 더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저변 확대와 선수들의 기술 발전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친선전을 통해 교류를 늘리면서 선수들에게 좀 더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진=한국여자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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