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포커스] ACL서도 증명, 황선홍 체제의 뿌리내림
입력 : 2016.08.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신명기 기자= 황선홍 감독의 전성기가 다시 오는 것일까. 황 감독 부임 이후 과도기를 겪었던 FC서울이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안정적인 축구와 스리백를 가동하던 서울이 어느새 빠른 템포와 포백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8강 1차전 산둥 루넝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원정골을 허용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 결과와 경기력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물러나고 황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시즌 중 감독 교체는 때때로 좋은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분명 큰 리스크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술 시스템과 지도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실제로 황 감독의 부임 초기는 어려웠다. 데뷔전이었던 성남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리그 3경기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등(1무 2패) 압박감을 받았다. 당시 황 감독도 “승리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시행착오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점점 좋아질 거라 믿는다”는 뚝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2개월여 지난 지금 서울은 다시 막강한 팀이 됐다. 지난달 31일 포항을 2-0으로 꺾은 이후 리그 5연승을 달렸으며 ACL 8강 산둥과의 1차전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무엇보다도 황 감독이 부임 초기부터 이야기했던 빠른 템포의 축구와 성공적인 포백 전환이 이뤄진 것이 가장 눈부신 성과다.

황 감독의 성공 요인으로는 편견 없이 시작한 주전 경쟁,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서울에는 최용수 감독의 입맛에 맞는, 스리백에 적합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었다. 이에 포백으로의 전환은 어떤 선수들에게는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조찬호, 윤일록, 이석현 등 여러 선수가 황 감독 체제에서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베테랑들의 힘도 있다. 초반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보였던 아드리아노를 밀어낼 정도로 데얀-박주영의 파트너십은 절정에 이르렀다. 두 선수는 30대 선수답게 노련한 플레이와 리더십으로 서울의 많은 선수들을 일깨웠다. 위에서 솔선수범하니 밑은 자연스럽게 배우고 따라갈 수 있었다. 황 감독은 두 선수를 포함해 오스마르, 김치우 등 백전노장들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면서 팀 분위기는 더 살아날 수 있었다.

산둥전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데얀도 “창의적인 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되는데, 감독님께서 더 자유롭게 시도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주셨고 그것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난 것 같다”면서 황 감독 체제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현 서울 스쿼드를 감안할 때 스리백보다는 포백이 더 적합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직 결과물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속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황 감독의 서울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다는 것. 이대로 더 발전할 수 있다면 과거 포항에서 얻었던 ‘스틸타카’라는 별칭과 같이 황선홍의 서울만의 브랜드가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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