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영입 철학 지킨 벵거...마지막 여정이기에 아쉽다
입력 : 2016.08.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노영래 기자= 아르센 벵거(66)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2016-2017시즌. 여름 이적시장의 문이 점점 좁아지는 시점에서 두 명의 선수가 추가적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리그 우승이 없었던 지난 12시즌과 바늘 구멍과도 같은 이번 시즌의 경쟁 구도를 감안해본다면, 철통같이 지켜왔던 벵거의 영입 철학은 결국 실패로 마무리될 가능성만 커진 셈이다.

영국 언론 ‘BBC’의 기자 데이비드 온스타인은 26일(한국시각) “아스널이 3,500만 파운드(약 515억원)에 무스타피 영입을 확정 지었다. 무스타피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런던으로 떠날 예정이다. 페레스도 금일 런던으로 떠난다”라고 알렸다. 이 밖에 대다수의 현지 언론들도 무스타피와 페레즈의 아스널 이적설 가능성을 높게 봤다.

보강이 최우선시 되었던 중앙 수비수와 최전방 공격수의 영입이다. 부상공백으로 인한 중앙 수비수 자리에 시코드란 무스타피가, 올리비에 지루와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로 루카스 페레즈다. 벵거 감독의 입이 닳도록 이야기해왔던 영입 철학과 들어 맞았기 때문에 영입했을 것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줄다리기를 해온 끝에 무스타피의 이적료를 3,500만 파운드로 마무리 지었고, 비교적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라리가 출신 공격수 페레즈는 높지 않은 금액인 2,000만 파운드로 협상을 끝냈다.


아스널의 이적시장은 이대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상자들까지 복귀한다면 포화상태나 다름없다. 시오 월콧 등과 같이 처분해야 할 전력으로 구분되었던 자원들도 최근 벵거 감독의 무한 신뢰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대형 영입이 이뤄질 일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이번 시즌 아스널의 리그 경쟁에 어떻게 작용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라이벌 팀들의 ‘통 큰’ 영입 결과는 오히려 벵거 감독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라이벌 맨유만 하더라도 주제 무리뉴 감독의 부임을 시작으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폴 포그바, 에릭 베일리 등을 영입하는데 천문학적인 거금을 쏟아 부었다.

리그 우승이 배로 어려워진 이번 시즌에서 벵거 감독의 아스널이 우승할 확률을 높게 점치는 이는 없다. 그간 아스널이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던 여러가지 요소도 무시할 수 없으나, 그와 별개로 타 팀의 전력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맨유와 맨시티는 두말 할 것도 없고, 첼시 또한 지난 시즌 실패를 딛고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번 시즌 만큼은 벵거 감독의 아스널이 4위안에 들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혹자의 말도 올 해 리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전쟁이 될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대변한다.

변화를 거듭해야 하는 시기에, 벵거 감독의 여정은 오히려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리그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떠안은 채 목적지가 불분명한 항해는 이미 시작됐다. 벵거 감독의 다소 소극적인 영입 철학은 “영입자금을 내 돈 쓰듯이 사용하겠다”는 그의 발언을 뒷받침 한다. 이는 마지막까지 구단의 미래를 책임지려는 행동으로도 해석되지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여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쉬움만이 남고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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