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스타] 친정팀 울린 이은미, 세레모니를 아끼다
입력 : 2017.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엄준호 기자=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론 '왜 내가 넣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레모니를 안했다."

이은미(29, 수원시시설관리공단)에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이천대교를 상대로 골을 터뜨렸다. 팀에게 승점 3점을 물어다주는 아주 환상적인 프리킥이었다.

수원시설은 21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서 열린 IBK 기업은행 2017 WK리그 3라운드 이천대교와의 홈경기서 1-0 승리를 했다. 후반 13분 이은미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꽂아 팀을 2위로 올려놨다. 빨랫줄 궤적을 그린 공은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향했다.

짜릿한 골 맛에 순간적으로 환호했던 이은미는 즉시 표정을 바꿨다. 친정팀에 대한 예우였다. 동료들이 달려와 얼싸안았지만 세레모니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은미는 지난 2010년 이천대교가 고양에 연고를 둘 당시에 입단했다. 캥거루(이천대교 애칭) 유니폼을 입고 승승장구했다. WK리그 최강 측면 수비수로 자리매김했고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다. 이제는 어엿한 A매치 75회의 레전드다.




올해부터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은미는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고 있다. 그의 활약은 수원시설이 인천현대제철과 이천대교를 연파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은미는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소감에 “팀이 이겨서 기쁘다. 골을 넣어 기분이 좋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왜 내가 넣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레모니를 안했다”라며 멋쩍어했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이은미는 오른쪽 발목에 얼음찜질을 했다. “전반 초반에 발목이 꺾였다. 그래서 경기를 계속해서 뛸까 말까 고민했다. 전반을 마무리하고 나와서 테이핑 후 살짝 뛰어봤는데 괜찮아서 풀타임을 뛰었다. 일단 정밀검사를 받아봐야겠다”고 했다.

승승장구하는 수원시설의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은미는 “현대제철과 대교를 꺾으니 (선수들이) 완전히 하늘을 날고 있다”면서 “우리 팀은 홈경기에서 이기면 선수들이 팬들 앞에서 춤을 춘다. 아주 신난다. 나는 아직 다 못 외워서 같이 추지 않고 뒤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사진=엄준호 기자, 대한축구협회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