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맨더비 앞둔 맨유, 즐라탄 잃고 역동성 얻다
입력 : 2017.04.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지난 2015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4위 수성이 걸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중대한 일전에서 4-2 대승을 거뒀다.

당시 맨유의 승리를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루이스 판 할(65) 전 감독이 이끌던 맨유는 지난 14/15 시즌 막바지까지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 2015년에 접어들어서도 사우샘프턴, 스완지 시티에 패하며 간신히 4위를 지켜내고 있을 뿐이었다.

이 가운데 간판 골잡이 로빈 판 페르시(35)까지 쓰러졌다. 이 시기에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0골을 기록하고 있던 판 페르시는 발목 부상을 당하며 2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토트넘, 리버풀, 맨시티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던 맨유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맨유가 4위권으로 시즌을 마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맨유는 판 페르시의 이탈과 함께 거짓말처럼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6연승 제물에는 토트넘, 리버풀, 맨시티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쩌면 맨유는 2년 전과 같은 반등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는 28일 맨시티전을 앞둔 지금의 맨유는 2년 전 판 페르시를 잃었던 것처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를 잃었기 때문이다.

즐라탄은 지난 20일 안데르흐트와의 16/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8득점으로 맨유의 공격을 책임졌던 즐라탄이었기에 전력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번리전에서 즐라탄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맨유는 지난 23일 번리와의 16/17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4패만을 기록한 번리를 상대로 거둔 결과이기에 칭찬받아 마땅했다.

앙토니 마르시알(21)이 즐라탄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이날 모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마르시알은 1골 1도움을 올리는 원맨쇼로 승리를 이끌었다.




즐라탄이 최전방에 설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마르시알은 제시 린가드(24), 안데르 에레라(27)와 함께 예전보다 빠른 공격을 선보였다. 선제골도 이들의 합작품이었다. 더불어 즐라탄이 보여주지 못한 활발한 전방 압박으로 번리의 공격 전개를 조기에 차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즐라탄의 결장으로 생긴 변화에 주목했다. 전 맨유 선수 대니 히긴보텀은(38)은 영국 ‘더 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즐라탄의 결장으로 인해 맨유는 역동성이 생겼고 공격 방식이 바뀌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즐라탄이 번리전에 나섰더라면, 맨유는 2골을 터트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맨유의 새로운 공격 조합을 높게 평가했다.

전 맨유 선수 리오 퍼디난드(38)도 영국 ‘BT 스포츠’를 통해 “즐라탄이 뛰지 않을 때 어린 선수들의 숨통이 트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오히려 즐라탄이 없을 때 좋은 활약을 펼친다”라며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즐라탄을 잃은 대신 마르시알, 린가드 그리고 마커스 래쉬포드(19)와 같은 어린 선수들의 역동성이 극대화된 셈이다. 이는 판 페르시를 잃은 후 토트넘, 리버풀, 맨시티를 상대로 각각 3골, 2골, 4골을 뽑아냈던 2년 전 맨유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맨유는 2년 전처럼 맨시티전 승리까지 재현하려 한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속도가 장기인 마르시알과 래쉬포드 그리고 번리전에서 10분만을 소화하며 체력을 비축한 헨릭 미키타리안(27)은 바카리 사냐(34), 가엘 클리시(31)와 같이 노쇠화를 겪고 있는 맨시티의 수비진을 공포로 몰아넣을 공산이 크다.

맨시티가 첼시, 리버풀, 레스터 시티 등과 같이 빠른 공격을 구사하는 팀들을 상대로 부진했던 것이 설득력을 높인다. 히긴보텀은 “마르시알은 속도를 활용하여 수비 뒤 공간으로 뛰어든다. 즐라탄과 스타일이 다르다. 무엇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마르시알이 좋은 활약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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