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핫피플] 골 취소 소동, 조영욱을 더 강하게 만든다
입력 : 2017.05.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신명기 기자= "세레머니 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주심이 귀를 만지고 있더라구요. 이렇게 되면 골로 인정 안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정한 룰이니 어쩔 수 없죠.“

신태용호의 공격수 조영욱이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의 피해자(?)가 됐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 득점이 취소되는 소동을 겪었지만 경기 후 멋쩍게 웃어 넘겼던 조영욱이다. 그는 본선에서의 득점 신고를 다음으로 미루겠다고 했다. 평소 보였던 낙천적인 태도는 기니전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기니와의 1차전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조영욱은 풀타임 활약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 # 힘 좋은 센터백 상대했던 소감
이날 기니의 센터백 라인에는 장신 수비수가 자리했다. 191cm의 모하메드 알리와 모하메드 카마라가 주인공. 177cm인 조영욱은 이들의 집중 견제를 견디며 공격 포인트, 혹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몸싸움을 피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강력한 몸싸움에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고 공중볼 경합에서도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점점 경기에 적응한 조영욱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효과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조영욱은 “앞으로 상대해야 할지 모르는 세계적인 수비수들은 키가 클 뿐만 아니라 힘도 좋고 빠를 것이다. 내 무기라고 한다면 침투 뿐만 아니라 (등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돌아서서 빠르게 드리블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런 상황이 나왔고 골을 넣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면서 상대 수비를 공략할 수 있던 원동력을 공개했다.

스승인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조영욱의 경기력에 만족해 했다. 그는 ""조영욱은 이제 많이 올라왔다. 세기가 부족한 면도 있었는데, 오늘 골을 인정받았다면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 전투적으로 싸우며 볼을 키핑해주는 부분에 있어 많이 나아졌다. 백승호, 이승우와의 콤비 플레이도 좋아졌다"면서 훌륭하게 싸운 제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 VAR 피해자? 당사자가 말하는 느낌
이날 조영욱에 대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것은 역시 골 취소 때문이었다. 전반 종반 이승우와의 환상 패스워크를 이어간 조영욱은 기니의 골망을 흔들었다. 세레머니가 진행되는 동안 주심은 골 인정 사인을 냈다.

그러나 칠레 출신의 카를로스 아스트로사 주심은 이내 네모를 그리며 VAR 판독에 들어갔음을 밝혔다. 판독 결과 이승우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간 것으로 확인돼 조영욱의 골은 취소됐다.


조영욱은 “세레머니 할 때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주심이 귀를 만지고 있었다. 아, 이거 이렇게 되면 골로 인정 안되겠구나 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됐다. 지금도 많이 아쉽다”라면서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깨끗하게 판정에 대한 존중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그것은 공정한 룰에 의한 판정이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잉글랜드전에서도 그런 판정이 나왔다. 골 장면 자체가 인정될 수 없다고 하니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면서 웃어 넘겼다.

■ #연속골 실패, “다음에는 깔끔하게 넣으면 되죠”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팀이 시원한 승리를 거둔 후여서 그런지 조영욱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의 골이 취소됐지만 다음 경기에서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영욱은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 이전 4차례 이어진 U-20 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다. 이타적인 움직임으로 공격 포인트가 없어도 높은 평가를 받던 그는 득점에 대한 갈구함이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갈구함은 세네갈전 득점으로 이어졌다.

당시 조영욱은 “팀 스타일상 원톱이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원톱 공격수이고 이타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골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득점에 대한 갈구함이 있다. 그리고 골을 넣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 말이 인상 깊었다. 조영욱이 원톱으로서 으레 느끼는 압박을 정신적으로 견뎌낼 수 있는 소유자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영욱은 "경기 전날 훈련하고 나서 세네갈전서 득점을 올릴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봤다. '골을 넣는다면 월드컵을 위해 아껴 놓았다고, 골을 넣는다면 이 분위기를 이어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자'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골을 넣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부담보다는 동기부여를 느꼈을 것이라는 것이 ‘막내’ 조영욱의 설명이다.

이번 골 취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조영욱은 “많이 아쉽다. 그 판정이 번복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다음 경기에서 더 확실하게, 깔끔하게 넣으면 될 것 같다. 골 찬스가 나오면 반드시 찬스를 살릴 생각이다”라면서 지나간 것보다는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 상대는 잉글랜드에 패한 아르헨티나다.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조영욱에게는 공간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조영욱은 “아르헨티나든 잉글랜드든 다 자신있다.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우리 팀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부담은 없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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