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핫피플] 이 여우 같은 남자는 오늘도 밀고 당긴다
입력 : 2017.05.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홍의택 기자= 밀기만 하는 일은 없다. 그렇다고 당기기만 하는 일도 없다. 밀었다가 당기고, 당겼다가 민다.

신태용 감독이 U-20 대표팀을 조련(?)하는 방식이 그렇다. 바짝 조였다 풀어헤치길 반복한다. 그 속에서 팀은 더 단단해진다. 결과?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라운드 기니전(3-0 대승)도 증명했다.

신 감독은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수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과 격 없이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다가도 훈련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면 불같이 언성을 높였다. 긴장이 풀렸던 선수들이 허겁지겁 정신을 차린다. 몇 달쯤 지나니 '이 감독님이 이렇게 잘해주다가도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알아서 잘하자'란 공감대가 형성됐다.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수원 FC와의 연습경기 때다. 몇몇 자리가 불명확한 구석은 있었어도, 특정 선수는 그 자리를 꿰찼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꾸준한 로테이션으로 선수 간 경쟁을 유도하는 건 바람직하나, 이 중 일부는 긴장이 풀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이 팽배했다.

그럴 때마다 신 감독은 단호했다. 주변을 향해 "주전? 누가 주전인데?"라며 시치미 뚝 떼고 되물었다. 이어 씩 웃으면서 "내가 애들한테 지겠나. 저들이 머리싸움 하면 나도 시작해야지. 진짜 여우가 누군데"라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U-20 월드컵 본 무대 들어서도 그대로다. 요동치다시피 한 중원 조합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이상헌(울산 현대)이 베스트 라인업에 들어가는 건 예상이 쉽지 않았던 그림. 그렇다고 기니전 완승 멤버를 계속 데리고 갈 것이냐. 그건 또 별개 문제다. 신 감독은 "말하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밀당(밀고 당기기)의 하나로 봐달라"고 당부하더니 "머리 안에 구상하고 있는 전술이 있다. 미리 언급하면 나머지 선수들 의욕이 상실된다"며 대승 속 들뜬 분위기에도 평정을 지켰다.

기니전 다음날인 21일, 대표팀은 다시 끈을 바짝 조인다. "오늘(20일)은 최대한 만끽할 것"이라던 신 감독은 "선수들이 고생했던 부분에 대해 절대적으로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편의를 보장했다. 하지만 선은 확실히 그었다. "오늘 경기는 오늘로 끝이다. 내일부터 아르헨티나전을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이 차분해질 수 있도록 누르려 한다"며 쉼 없이 밀고 당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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