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일본] 쿠보, 남아공 무너뜨린 왼발 도움… 일본 메시는 진짜였다
입력 : 2017.05.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김성진 기자= 4년 월반은 무리수가 아니었다. 만 15세의 나이로 U-20 월드컵에 나선 ‘일본 메시’ 쿠보 타케후사(15, FC 도쿄 U-18)는 4년 위 형들과 충분히 경쟁하고 압도할 능력을 증명했다.

일본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D조 1차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전반전을 0-1로 뒤진 일본은 후반전에 오가와 코키, 도안 리츠의 연속골로 첫 승을 올렸다.

골을 넣은 오가와와 도안이 승리의 일등공신이지만 이날 경기의 진짜 포커스는 다른 선수에게 맞춰있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로 출전한 쿠보다.

쿠보는 2001년생이다. 이번 대회는 1997년생 이후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다. 정상적이라면 쿠보는 4년 뒤 대회에 나선다. 조금 빨리 나선다 해도 2년 뒤 대회다. 그래서 쿠보의 ‘4년 월반’에 대해 국내외에서 시선이 모였다.

그리고 이날 1-1 상황이던 후반 14분 미요시 코지와 교대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전 예상대로 우치야마 아츠시 감독은 승부를 바꿀 카드로 쿠보를 선택했다.

쿠보는 투입 직후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했다. 오가와 밑의 처진 공격수를 맡은 그는 남아공 수비를 무너뜨리는 침투 패스로 오가와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게 도왔다. 조금씩 경기에 적응하던 그는 후반 27분 승부를 결정하는 도움을 올렸다. 아크 근처에서 패스가 오자 쿠보는 골대 왼쪽으로 파고든 뒤 재빨리 볼을 가운데로 패스했다. 이를 달려오던 도안이 마무리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기를 읽는 눈과 적절한 타이밍을 아는 센스 그리고 동료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는 패스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진 플레이였다. 이날 경기를 취재한 일본의 모토카와 에츠코 축구전문기자는 쿠보에 대해 “아직 어려서 키가 작지만, 머리가 뛰어나다. 킥도 좋은 선수”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쿠보는 남아공을 상대로 자신의 장점을 모두 펼쳤다.

도안이 골을 성공하자 쿠보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일본 선수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쿠보를 축하했다.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경기에서 모두의 기대를 충족하는 플레이를 펼쳤기에 기쁨은 더 컸다.

쿠보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이다. 바르사 유스팀에서 수많은 골을 넣으며 일본의 메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리고 쿠보는 30여분의 시간 동안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별칭이 진짜임을 보여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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