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맨유, 그리즈만 발언에 들뜨긴 아직 이르다
입력 : 2017.05.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앙투앙 그리즈만(26,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직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을 말했다. 확률은 60%. 그러나 아직 그리즈만 발언에 들뜨기엔 이르다.

그리즈만은 지난 1월부터 최고의 이슈 메이커였다. '인디펜던트’가 그리즈만 맨유 이적설을 순차적으로 보도하면서 이적설이 불거졌다. 그리즈만이 맨유와 개인 합의를 끝냈고 세부 조항을 검토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적료는 1억 유로(약 1,257억원)였다.

겨울을 녹인 이적설은 반박 보도과 그리즈만의 잔류로 소멸됐다. 영국 미디어 에이전시 ‘PA’가 SNS에서 그리즈만 개인 합의설을 부인했다. 그리즈만도 직접 “계속된 질문에 피곤하다”, “아틀레티코를 떠난다면 NBA 팀에 가기 위함이다”라며 아틀레티코 잔류를 강조했다.

리그 일정이 종료되자 생각이 바뀐 걸까. 묘한 한 마디를 던졌다. 그리즈만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TV 프로그램 ‘쿼티디앙’에 출연해 “(차기 행보가) 2주 안에 결정날 수도 있다. 맨유행 가능성은 60%정도다. 여기서 처음 밝힌다”라고 말했다. 전 유럽을 강타한 폭탄 발언이었다.

■ 맨유행 60%, ATM 잔류 70%



그리즈만은 프랑스 TV 프로그램 ‘쿼티디앙’에 출연했다. 사회자가 맨유 이적 가능성을 던지자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알고 싶었던 사회자는 1~10으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즈만은 "6"이라고 말했다. 60%는 여기서 나온 이야기다.

주목할 포인트는 맨유행만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 잔류 가능성에 "7"이라고 답했다. 수치로 환산하면 70%다. 맨유 이적(60%)보다 소속팀 잔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레알 이적엔 "0"이라고 말했다.

왜 잔류 확률이 더 높을까.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존재다. 그리즈만은 미디어를 통해 시메오네 지도력을 극찬했다. NBA 발언 때에도 “아틀레티코에서 정말 행복하다. 현재를 즐기길 원한다. 미래에 대한 계획은 없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함께해 기쁘다”라고 지지했다.

시메오네 감독도 핵심 선수들의 잔류를 언급했다. 그는 아슬레틱 빌바오와의 리그 최종전 직후 “모두가 여기에 남는다”라고 자신했다. 그리즈만과 돈독한 시메오네 감독은 올여름 아틀레티코를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그리즈만 인터뷰 내용
사회자: 다음 시즌은 어디에서 뛸 예정인가?
그리즈만: 2주 안에 판가름 날 것이다
사회자: 베컴처럼 맨유에서 뛸 수 있는지 묻는다면?
그리즈만: 가능하다
사회자: 10을 최대로 했을 때 가능성은 얼마인가
그리즈만: 6
사회자: 큰 수치인지 알고 있는가
그리즈만: 당연하다
(이후 잔류 가능성을 묻자 7로 대답, 레알 이적은 0으로 대답)

■ 라모스 재계약 그리고 맨유 이적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15년 여름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선수는 세르히오 라모스였다. 맨유가 수비 보강의 일환으로 라모스 영입을 추진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스페인 언론과 영국 언론은 앞다투어 라모스의 행보를 주시했다.

원인은 틀어진 재계약 협상이었다. 라모스는 레알과의 재계약 협상에서 갈등을 빚었고, 맨유 이적을 고려했다. 여기에 레알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라모스 이적을 승인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와 신빙성을 더했다.

그러나 라모스의 결정은 잔류였다. 레알과 화해 국면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서명까지 완료했다. 주급 문제도 원활하게 해결됐고, 레알은 2015년 8월 17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라모스와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재계약이 체결되자, 영국 언론은 “라모스가 맨유를 이용했다“라고 분석했다. 맨유 전설 리오 퍼디난드도 크게 분노했다. 그는 ”라모스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레알과 더 좋은 재계약을 위해 맨유를 이용했다. 라모스는 레알과 재계약을 원했다“라며 비난했다.

2015년 이야기는 그리즈만과 현재와 묘하게 겹친다. 아틀레티코는 그리즈만과 본격적인 재계약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봉 1,200만 유로(약 150억원)와 바이아웃 인상을 제안한다. 라카제트 이적이 근접한 상황에서 더 완벽한 재계약을 요구했을 공산이 크다.

■ 최대 변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모든 상황을 제쳐놓고 60% 확률에 집중해보자. 적지 않은 확률이지만 맨유가 들뜨기엔 이르다. 맨유는 아직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스페인 언론 ‘카데나 세르’에 따르면 그리즈만은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를 알 때까지 기다릴 예정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카베흐 숄레콜 기자도 그리즈만이 맨유로 이적할 필수 조건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꼽았다. 그리즈만은 맨유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셈이다.

쉽게 말하면 아약스에 패배는 영입 실패를 의미한다. 그리즈만 입장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확정된 팀을 떠날 이유가 없다. 그리즈만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좌절과 이번 시즌 4강 탈락을 경험했다. 유럽 최정상을 향한 갈증이 크다. 공공연하게 우승을 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틀레티코의 징계 해제 여부도 관건이다. 현재 아틀레티코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선수등록 1년 징계를 받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레알 징계가 해제된 만큼 아틀레티코의 가능성도 높다. 만약 징계 해제로 수준급 선수가 영입된다면, 그리즈만이 떠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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