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개최국 상대의 부담감, 차범근의 예상은 적중했다
입력 : 2017.05.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지난 3월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추첨식이 끝난 뒤 모두가 걱정 어린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이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한 조에 묶이며 죽음의 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걱정을 지운 사람이 있었다. ‘레전드’ 차범근 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조추첨 행사 때 추첨자로 나섰다. 그는 예정대로 한국이 속하는 A1 포트를 뽑았고 나머지 포트 결과를 기다렸다. 이후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가 뽑히자 일순 인상을 찡그렸다. 당시 조추첨을 함께 했던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A조에서 아르헨티나를 뽑자 활짝 웃었던 것과 대비됐다.

하지만 차범근 부위원장은 “A조에 속한 다른 팀들이 홈팀인 한국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니었다. 한국에는 개최국 이점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익숙한 환경과 일방적인 응원이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힘일 될 무형의 요소로 봤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개최국이 대부분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10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할 정도다.

그만큼 개최국은 무형의 힘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 개최국을 상대하는 팀들에는 부담도 크게 작용한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가 축구강호임은 분명하지만 20세 이하 선수들이 4만명 전후의 관중 앞에서 경기 경험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저술가 리처드 줄리아노니는 ‘축구의 사회학’이라는 책에서 ‘축구장의 장소공포증’을 언급했다. 원정 온 선수, 팬들이 일방적인 경기장 분위기에서 겪는 부담을 표현한 것이다.

신태용 감독과 한국 선들은 실력으로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어린 선수들도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로 경기 내내 한국을 괴롭혔다. 하지만 홈팀을 이겨야 한다는 부담은 압박이 되고, 한국은 뜨거운 분위기를 제대로 활용했다. 차범근 부위원장이 원하던 모습이 기니전에 이어 아르헨티나전에서 나왔다.

이제 이 분위기가 잉글랜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조 1위 진출 여부를 가려야 한다. 잉글랜드도 1승 1무라서 한국에 승리하면 조 1위가 된다. 물러서지 않고 임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잉글랜드도 개최국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작용할 것이다. 한국이 방심하지 않고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하면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또 다시 거함을 잡을 수 있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조별리그를 잘 치르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는 홈에서 경기한다.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2002년에 했던 (월드컵 4강 신화)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대한민국, FIFA/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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