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양대 송환영이 고려대 송범근을 뚫기까지
입력 : 2017.06.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효창] 홍의택 기자= 우연이 아니었다. 계산된 플레이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9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7 U리그(대학리그) 3권역 전반기 최종전. 한양대 송환영이 고려대를 상대로 일찌감치 골문을 열어젖혔다. 난타전 끝 2-2로 비겼으나, 노림수가 통했다는 데 상당한 보람을 느꼈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은 이번 고려대전을 앞두고 묘수를 짜냈다. 측면 자원 송환영을 최전방으로 올린 것. 상대 중앙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의 속도가 떨어진다는 데 착안했다. 고려대 선수단의 개개인 기량은 빼어나도 취약점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내렸다.

한양대는 경기 시작부터 앞에서 강하게 맞섰다. 뒤에서 간 보고 탐색하기 전, 상대가 곤혹스러워할 만큼 세차게 들이받았다. 마침 전반 3분 만에 먹혀들었다. 상대 볼을 끊어낸 원두재가 공격 전개의 첫 패스를 뿌렸다. 신진하가 정확한 타이밍에 밀어줬고, 송환영이 치고 나가 마무리까지 했다.




막연히 얻어걸린 게 아니다. 송환영은 "감독님이 '고려대가 앞은 강해도 뒤는 약하니 공간을 활용하라'고 하셨다"면서 "이번 주 훈련도 그에 맞춰 했다. 마침 공간이 딱 비더라"며 비결을 설명했다. 선수단도 확실히 준비했다. "우리가 역습을 들고 나간다고 했을 때부터 레스터 시티처럼 그와 비슷하게 득점하는 팀을 찾아봤다.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고 덧붙였다.

개인 노력도 가미했다. 패스가 정확히 들어오고 공간이 생겨도, 방점을 찍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송환영은 나름의 시각으로 상대 골키퍼 송범근을 분석했다. U-20 대표팀 골문을 지켰을 만큼 빼어났지만, 그 와중에도 급소는 있었다. "송범근의 실점 영상을 엄청 챙겨봤다"던 송환영은 "정말 잘하는데, 땅볼 사이드는 골을 좀 먹더라. 치고 나갈 때 무조건 사이드로 때려야겠다 싶었다"며 그 순간을 돌아봤다.

유성생명과학고 출신 송환영은 2학년이 된 올해부터 출전 빈도를 서서히 높였다. 빠른 스피드를 근간으로 주로 측면을 책임졌다. "아직 미숙하다"며 자신을 낮춘 송환영은 "고등학교 때는 카운터(역습) 위주로 했지만, 대학교는 패스로 풀어 나오는 게 완전히 달랐다"며 그간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한양대는 안은산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주춤했다. 이시바시 타쿠마의 골로 다시 앞섰으나, 자책골 탓에 결국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단, 송환영 카드는 분명 신선했다. 측면뿐 아니라 최전방에서 공간을 훔칠 수 있는 이 선수의 가능성을 새로 봤다.

사진=스포탈코리아, 한양대 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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