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팰리스 지휘봉 잡은 더 부르, 쿠만은 최고의 멘토
입력 : 2017.06.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재현 기자= 선수와 지도자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크 더 부르가 크리스탈 팰리스 지휘봉을 잡았다. 재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먼저 비슷한 길을 갔던 에버턴의 로날드 쿠만 감독은 최고의 멘토라 할 수 있다.

더 부르는 지난 26일 샘 앨러다이스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팰리스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그는 선수 시절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네덜란드 대표팀 수비의 중심으로서 맹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다. 지도자로 변신해도 더 부르의 성공 시대는 계속되었다. 그는 아약스 감독 시절 라이벌인 PSV 아인트호벤, 페예노르트를 제치고 4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네덜란드를 넘어 유럽이 주목하는 차세대 지도자로 손꼽히기에 충분했다.

더 부르는 지난 2016년 8월 이탈리아 세리에 A 명문 인터밀란 감독으로 도전했다. 그러나 5승 2무 7패로 승률 35.7%로 고전했고, 부진이 계속되자 11월 인터밀란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항상 승승장구하던 더 부르에게 3개월 간 인터밀란 생활은 쓰라림과 같았다.

팰리스는 네덜란드 토털 축구를 바탕으로 세밀한 패스, 높은 볼 점유율, 활발한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더 부르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앨런 파듀, 앨러다이스 같이 영국의 전통적인 롱볼 축구로 성적과 경기력에 한계를 느낀 만큼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팰리스는 여전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팀이기에 더 부르에게 꽃길을 보장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같은 네덜란드 출신 쿠만 감독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쿠만 감독은 발렌시아 감독 시절 실패 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를 전전하다 사우샘프턴에서 다시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재정난과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딛고 2014/2015시즌 7위, 2015/2016시즌 6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10위 아래로 떨어졌던 에버턴을 다시 7위로 올려 놓으며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EPL에서도 빅6를 위협할 만큼 저력 있는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

팰리스에서 재기를 노리는 더 부르에게 쿠만 감독의 성공은 최고의 참고서이다. 비록 상위권이 아닌 하위권을 맡았지만, 팰리스는 더 부르에게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중하위권까지 풍부한 자금력을 가진 EPL 특성상 좋은 자원으로 타 리그보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레스터 시티의 사례도 더 부르에게 큰 용기와 동기부여를 줄 것이다.

쿠만 이전에도 거스 히딩크, 루이스 판 할, 딕 아드보카트 등 베테랑 네덜란드 명장들이 거쳐갔다. 그러나 쿠만은 새로운 도전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고, 이제는 더 부르에게 넘어갔다. 그는 팰리스에서 쿠만과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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