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의 기묘한축구] PSG의 네이마르 영입, 바르사 향한 경고장
입력 : 2017.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만약 네이마르 영입에 실패하더라도, 파리 생제르맹은 마르코 베라티 이적설에 관한 복수로 생각할 것이다”

프랑스 언론 ‘RMC’ 소속이자 프랑스 축구 소식에 정통한 모하메드 부합시가 남긴 말이다. 올여름 유럽 이적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PSG의 네이마르 영입 의도를 단번에 보여주는 메시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작별설이 잠잠해지자, 네이마르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시작은 브라질 언론이었다. 지난 18일(한국시간) ‘에스포르치 인테라티부’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PSG의 영입 제안을 수용했다.

브라질에서 펄럭인 나비 효과는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초반에는 그저 루머로 치부됐지만, 현실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언론이 일제히 네이마르의 PSG 이적설에 귀를 기울인다.

공신력 높은 언론도 네이마르 이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카탈루냐 지역 라디오 ‘RAC1’이 “네이마르의 PSG행은 더 이상 소설이 아니다. 협상이 진척됐다”라고 보도한데 이어 ‘RMC’도 “PSG 스포르팅 디렉터가 네이마르 부친과 만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바르사 보드진은 네이마르 이적설이 불거지자, 긴급 진화에 나섰다. 바르사 조르디 메스트레 부회장과 호셉 바르토메우 회장은 “네이마르는 판매 불가 선수다. 200% 잔류한다”라고 선언했다. 이후에도 잔류와 이적 이야기는 반복됐다.

간밤에 터진 보도를 훑어보면, 네이마르의 PSG행은 기정 사실 분위기다. 네이마르 측과 PSG는 모든 계약서 작성을 완료했고 선수의 서명만 기다리고 있다. 아직 네이마르가 바르사 수뇌부와 깊은 교감을 하지 않아 계약서 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현실적으로 네이마르 이적이 가능한지 여부다. 현재 바르사가 설정한 네이마르 바이아웃 금액은 2억 2,200만 유로(약 2,891억원). 바르사에서 네이마르 위상을 상기하면, 바이아웃 발동 없이 이적은 무리다.

PSG가 네이마르를 품는다면 2억 2,200만 유로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실 지출액은 더 크다.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PSG가 바르사에 지불할 금액은 2억 2,200만 유로에 부과세 21%를 더한 2억 6,826만 유로(약 3,494억원)다.

바이아웃이 끝이 아니다. 네이마르에게 줘야할 연봉이 남아있다. PSG는 네이마르에게 세후 연봉 3,000만 유로(약 390억원)를 제안했다. 계약 기간 6년을 고려하면 무려 2,340억원이다. 네이마르 영입에만 5,000억 이상의 자본이 들어간다.

객관적 수치로 비교해 보자. 2016년 4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자료에 따르면 축구 클럽 최다 수익 창출 1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당시 맨유의 수익은 1억 900만 달러(약 2,150억원). 바꿔 말해 네이마르 선수 한 명 몸값이 구단 전체 수익보다 높은 셈이다.

이제 이야기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로 이어진다. FFP란 2009년 유럽축구연맹(UEFA)이 축구 구단의 건강한 재정을 위해 만든 규칙이다. 클럽 지출 금액이 일정 수익 보다 높아선 안된다는 주장이 골자다.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창출 수익과 PSG의 네이마르 이적설을 비교하면, PSG의 현재 행보는 당연히 FFP 규정에 위반되는 행위다. 네이마르 이적설이 불거질 당시, 바르사가 잔류를 자신했던 이유와 대부분이 단순 루머로 흘려 넘긴 이유다.

방법은 있다. FFP를 피할 첫 번째 방법은 오일 머니다. PSG는 2011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인수한 클럽으로, 카타르 투자청(QSI:Qatar Sports Investment)이 소유하고 있다. 카타르 국왕 자본이 무제한 유입 가능한 셈이다.

영국 셰필드 할름 대학의 축구 금융 전문가 롭 윌슨 박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윌슨 박사는 “우리는 QSI의 채무 규모나 투자 자금을 가늠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얼마가 투자될지 알기 어렵다”라며 카타르 투자청 오일 머니에 혀를 내둘렀다.

두 번째는 우회적인 지출이다. 네이마르가 직접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고, PSG가 그에 걸맞은 보상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지 언론은 앞선 두 가지 방법을 편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RMC'는 두 번째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세 번째는 선수를 팔아 회계 일정 부분을 맞추는 방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PSG는 그제고슈 크리호비악과 앙헬 디 마리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마르와 알렉시스 산체스까지 노린 점을 상기하면, 선수 매각으로 FFP를 피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바르사는 2013년 PSG 핵심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 영입에 총력을 다했다. 당시 에릭 아비달이 팀을 떠났고, 카를레스 푸욜이 황혼기를 맞아 탑 클래스 수비 보강이 절실했다. 시우바도 자신의 주급 30%를 삭감한 채 바르사 입단을 결정했다.

상황이 바르사 이적으로 기울자, PSG 회장이 분노했다. PSG 회장은 바르사가 시우바를 노린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리오넬 메시를 데려올 거라 선포했다. 바르사는 결국 시우바를 포기했고 토마스 베르마엘렌 등을 영입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바르사는 차비 에르난데스 대체자로 베라티를 낙점했다. 베라티 본인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바르사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올여름 PSG에 이적을 요청하기도 했다. 어쩐지 상황이 시우바와 묘하게 겹친다.

프랑스 유력지 ‘RMC’ 기자 부합시는 PSG의 근본적 이유가 경고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네이마르가 바르사와 재계약을 하더라도, PSG는 베라티에 관한 복수로 생각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PSG 관계자도 “네이마르 쇼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의 바이아웃 금액은 엄청나다”라며 냉정한 입장을 취했다. PSG의 네이마르 영입 행보는 바르사를 향한 경고장인 셈이다.

현재 UEFA는 PSG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UEFA는 선수 영입에 사용된 금액은 모두 구단의 소유로 간주하며, PSG의 편법이 소용없을 거라 선언했다. 편법이 발견된다면 PSG의 챔피언스리그 출전 불가까지 내릴 방침이다. PSG가 경고장에 네이마르를 새긴다면, FFP와 관련된 소동이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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