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신태용호, 달콤한 우즈벡을 경계하기 시작하다
입력 : 2017.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방심은 자만에서 나온다. 자만은 과거의 잔상이 틈을 만들어낸다. 달콤한 옛 기억, 좋았던 기록이 주는 자신감 뒤로 치명적인 독이 발라져있다.

한국 축구는 지난 3월 하나의 공식과 같던 기분 좋은 역사를 마무리했다.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에 임한 한국은 18승12무1패의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바탕으로 공한증을 자신하다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한국을 상대로 칼을 간 중국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정작 우리가 사드 논란과 혐한 분위기의 곁가지만 바라볼 때 본질인 축구에서 누수가 생겼다. 중국전을 앞두고 여러 빨간불이 울렸으나 똑같이 운영했고 중국에 당연히 이길 것이라던 믿음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로부터 6개월 후인 9월6일(한국시간), 한국은 또 다른 천적을 상대한다. 한국이 중국 못지않게 만날 때마다 승리를 챙겨온 상대다. 러시아행을 두고 마지막으로 만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이 역대전적서 13승3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는 상대다. 공한증이라 불렸던 중국(18승12무2패)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고승률이다.

한국에 있어 우즈베키스탄은 분명 좋은 기억이 많은 상대다. 월드컵 예선, 아시안컵, 친선전까지 무대를 막론하고 이겨왔다. 한국이 흔들리는 시점에도 우즈베키스탄을 발판 삼아 도약하기도 했다. 상대가 가장 강하다는 시점에도 한국은 이를 극복해냈다.

결과 만큼 내용까지 쉬웠던 것은 아니다. 시간과 만남이 거듭될 수록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차이는 좁혀졌다. 충분히 우리의 진땀을 빼놓기 일쑤였다. 그래도 이변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정신력이다. 2015 호주아시안컵서 연장 접전을 마무리한 힘, 지난해 홈에서 거둔 최종예선의 역전승과 같은 승리가 아직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차이를 만들어낸 이유다.

지금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요인이다. 한국은 달콤한 기억부터 경계해야 한다. 더군다나 이번 대표팀에는 우즈베키스탄전에 강했던 선수들이 많다. 역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4골을 넣었던 이동국을 비롯해 구자철, 손흥민, 이근호 등이 우즈베키스탄 킬러로 불릴 정도다.



이들의 존재와 압도적인 역사는 한국이 자신감을 내보일 강력한 조건이지만 신태용호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도 "축구는 그때그때 다르다. 이동국을 예로 들면 우즈베키스탄에 강했을 때는 한창 좋았을 때"라며 지금을 강조했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이근호는 "나를 비롯해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긴 하지만 너무 의식을 하면 안 된다. 너무 의식하면 한 방 얻어맞게 된다. 이 부분을 서로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자철도 "너무 긴장을 안 하고 풀어져서도 안 된다. 지난 전적을 믿어서도 안 된다"면서 "우즈베키스탄전은 늘 최선을 다했을 때 좋은 결과가 찾아왔다. 집중이 필요하다"고 힘을 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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