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ZOOM-IN] 제파로프의 인사, 우즈벡도 한국이 익숙하다
입력 : 2017.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적과의 동침은 아니어도 '옆'침 정도 되지 않을까. 단두대 매치를 앞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담 하나 사이로 마주보고 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오는 5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른다. 양팀 모두 사활을 건다.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찬란한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승리를 조준하고 우즈베키스탄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 나서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흔히 최종예선을 준비하면 경기를 앞둔 양국 축구협회는 각팀의 훈련 일정과 장소, 숙소 정보 등을 공유한다. 양국 언론의 취재 편의를 위함이다. 일례로 한국 언론은 지난주 원정경기를 위해 서울을 찾은 이란 축구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매일 훈련 후 인터뷰를 했다. 반대로 중국과 경기할 때는 대규모의 중국 취재단이 대표팀의 트레이닝센터인 파주NFC를 찾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만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정보전을 차단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우즈베키스탄 측에 문의를 해도 어디에 묵고, 어디서 훈련하는지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급기야 양팀 모두 상대국 언론의 훈련장 취재를 불허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의외로 두 팀은 가까이 있다. 대표팀은 하야트리젠시호텔을 사용한다. 바로 옆에는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 늘 공식 숙소로 사용해온 시티팰리스호텔이 있다. 이번에도 우즈베키스탄은 어김없이 시티팰리스호텔서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만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 대한 정보로 가득했다. 공교롭게 같은 호텔에 여장을 푼 한국 취재단을 보고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왜 대표팀이 있는 저쪽(하야트리젠시호텔)에 묵지 않느냐"고 먼저 물어볼 정도다.



3일 우연히 호텔 엘리베이터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축구의 전설 세르베르 제파로프도 "안녕하세요"라며 친근하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K리그 FC서울과 성남FC, 울산 현대 등에서 5년을 뛴 그는 우연히 만난 한국 취재진과 짧게 대화하며 승리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익숙하게 생각하는 만큼 우리도 마찬가지"라면서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한국을 만나면 늘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이번에도 터프한 경기가 될 것 같다. 차이라면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서 경기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열망이 상당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지난주 중국에 패하면서 조 4위로 떨어진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을 이긴 뒤 시리아가 이란에 승리하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제파로프는 "아직 월드컵에 진출할 기회가 남아있다. 한국을 잡고 러시아로 갈 생각뿐"이라고 웃어보였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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