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D-1] ''이기러 왔다'' 신태용의 입에서 승리가 나왔다
입력 : 2017.09.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성격은 시원시원하다. 언행도 당연히 자신감이 넘친다.

그런 그도 요즘 조금은 위축된 듯한 말로 오해를 샀다. K리그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면서 늘 승리와 공격을 입에 올렸던 신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고 실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노선을 선회했다.

자신의 철학을 꺾어야만 월드컵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신 감독은 늘 백척간두에서 살아나려면 모험보다 안정감이 열쇠라고 강조했다. 부임 초기 자신있게 "이기는 축구"를 말했던 신 감독이 요즘 부쩍 "지지 않는 축구"로 애매한 태도를 취한 이유다.

많은 비판이 따랐다. 아무래도 신 감독에게 기대한 것은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스탠스가 아니었다. 여러 팀을 이끌면서 화끈하게 밀어붙인 축구에 매료됐던 팬들은 대표팀의 위기도 같은 방법으로 타개하길 바랐다.

마침내 팬들이 원하는 단어가 신 감독의 입에서 나왔다.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신 감독은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여러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모든 것은 경우의 수가 있다.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만 생각하다가는 놓치는 부분이 나올 수 있다. 원정경기고 잔디도 다르기에 1%도 놓치지 않으려는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신중하면서도 뭔가 속시원한 목표를 밝히지 않던 그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취재진 앞에서 보란듯이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느냐", "경우의 수도 고려하고 있는가", "원정에서 1승도 없는데 어떻게 승리를 확신하는가"라고 신경을 긁는 우즈베키스탄 기자의 질문에 신 감독은 차분하게 같은 답만 반복했다.

"그래서 이기기 위해 왔다"라는 신 감독의 말에 힘이 실려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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