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D-1] 언론과 싸우는 우즈벡? 알제리를 잊지 말자
입력 : 2017.09.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불신으로 가득한 기자회견장. 언론은 감독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감독도 날이 선 취재진의 질문에 날카롭게 반응한다.

우즈베키스탄이 중대한 월드컵 진출 기로에서 대표팀과 언론 사이의 극한 대립을 맞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삼벨 바바얀 감독은 지난 4일(한국시간)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공식 기자회견서 자국 언론과 으르렁댔다.

바바얀 감독의 지도력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우즈베키스탄 언론은 바바얀 감독의 용병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바바얀 감독은 중국전에서 골 결정력이 좋은 티무르 호자르 압둘호리코프 대신 이고르 세르게예프를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했다.

세르게예프는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언론은 감독의 이해 못할 선수 기용이 중국전 패배로 이어졌다는 생각이고 바바얀 감독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바바얀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는 공격수도 수비 역할을 해야 한다. 세르게예프는 이를 잘 수행하고 선수 기용의 결정은 감독이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언론들의 지적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성적 부진에 따른 비판에 대해 꼬집었다. 바바얀 감독은 또 다시 "세 차례나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했는데 내가 또 답을 해야 하느냐"면서 "대표팀 감독은 자격이 되는 자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다. 바바얀 감독은 현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현지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축구팬과 대화를 하면 바바얀 감독을 신뢰하지 못하는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언론, 팬 모두에게 적대적인 관계를 보이는 셈이다.



자중지란을 겪으면서 자멸하는 모습에 내심 반갑다. 그러나 어디서 많이 봤던 모습이다. 한국은 불과 3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지금과 똑같은 경험을 했다. 경기 하루 전 감독과 자국 언론의 싸움, 얼굴을 붉히는 감정 섞인 말들이 회견장을 채웠고 자멸하는 모습에 승리를 자신했던 때가 있다.

알제리전이 딱 이랬다. 당시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 알제리 언론은 쌍심지를 켜고 맞부딪혔다. 원팀이 아니라는 평가에 한국은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독을 품었고 한국은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한채 2-4로 패했다.

당시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즈베키스탄이 흔들리든 말든 신태용호는 준비한 것을 해야 한다. 조금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 상대 최악의 분위기가 꼭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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