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우즈벡은 쉽지 않았다? 늘 이겼던 힘을 믿어라
입력 : 2017.09.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한국 축구의 명운을 건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전 0시 우즈벡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승점 14로 A조 2위에 올라있다. 한 장 남은 러시아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우즈벡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자칫 우즈벡전을 놓치면 상상하기 싫은 길이 펼쳐진다. 조 3위가 되면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거기서 이긴다 해도 북중미 국가와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산적해진다.

만에 하나 가능성이 있는 조 4위 탈락은 가장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한국은 1986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벌써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8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으며 맹주를 자랑했다. 그런 자부심이 자칫 깨질 수 있다. 한국 축구의 암흑기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다.

신태용호가 최악의 상황을 막으러 나선다. 모든 선수들 어깨에 상당한 부담이 실리지만 우즈벡전 승리만 정조준한다. 신 감독은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서 "이기는 축구"를 다시 입에 올렸다. 경우의 수를 배제하고 승리 환호로 러시아까지 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한국은 우즈벡에 강했다. 지난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서 처음 우즈벡과 A매치를 한 한국은 첫 패배 이후 13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리고 있다. 그 중 열 차례를 이겼고 세 번을 비겼다. 굵직한 무대마다 한국이 웃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서 단골 상대였던 우즈벡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게 했고 가장 최근 아시안컵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상대를 따돌렸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가 걸렸었던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이른 시간에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남태희와 구자철의 연이은 득점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우즈벡은 분명 성장했다. 날이 갈수록 한국과 격차가 좁혀진다. 그래도 한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상대가 제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한국이 극복할 수 있던 힘은 정신력이었다. 배가 고프던 시절 무작정 버티고 투지만 앞세우는 작은 의미의 정신력이 아니다.



한국과 우즈벡의 격차를 만들어온 건 승부근성이다. 늘 마지막 순간 승부가 갈린 건 우연이 아닌 실력 차이다. 지난해 역전승의 주인공 구자철도 "우즈벡전은 늘 최선을 다했을 때 좋은 결과가 찾아왔다. 달라진 멘털로 대표팀에 들어오는 건 모든 선수가 할 일이다. 그래야 한국의 정신력이 유지된다"고 우즈벡에 늘 강했던 이유를 밝혔다.

우즈벡이 얼마나 성장했고 우즈벡과 지난 경기가 늘 어려웠다는 옛 기억을 들춰내 먼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 남은 기회는 하나고 자신감만 가져야 한다. 늘 이겨왔던 기록, 이를 만들어낸 숨은 힘을 기억할 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