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월드컵만 없는 신태용…감독으로 러시아 간다
입력 : 2017.09.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내 나이가 이제 쉰이 되어가는데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것이 아직도 한이다."

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마침내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신 감독이 이끈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전 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겼다.

승리를 기대했던 만큼 결과는 실망스럽다. 우즈벡 원정에 임한 한국은 전반 내내 어수선한 경기력을 보였다. 회심의 카드였던 스리백은 이른 시간에 포백으로 돌리면서 실패했고 구자철이 들어오기 전까지 상대 중원에 힘을 잃기도 했다.

그래도 한국은 후반 들어 선수 교체를 통해 경기 흐름을 달리했고 기대했던 골은 없었지만 무승부를 일궈내며 시리아, 우즈벡을 따돌리고 A조 2위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신 감독은 독이 든 성배를 나름대로 잘 들이켰다. 물론 이란과 우즈벡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만 거둬 월드컵행에 진땀을 흘리긴 했으나 짧은 열흘의 시간을 통해 목표하던 러시아행 티켓을 한국 축구에 안기면서 제 역할을 다했다.

신 감독은 두 달 전,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 했다. 달콤하지만 위태로운 제안을 수락했다. 주어진 기회는 짧으면 두 번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위기를 극복하면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할 기회를 받을 수 있지만 코앞에 닥친 두 번의 시험대가 참 위태로웠다.

단순히 본선에 진출하는 것만 답이 아니다. 국민들이 가지는 큰 관심에 보답하는 경기력이 따라줘야 했다. 신 감독은 쉽지않은 이란-우즈베키스탄전을 이겨내면서 소방수의 임무를 다했고 이제 러시아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신 감독에게 월드컵은 참 아픈 상처다. K리그 MVP만 세 차례 수상했던 그라운드의 여우인 신 감독도 선수 시절 월드컵과 인연은 없었다. A매치 통산 출전 횟수가 23경기에 불과하다. 2001년 K리그 MVP를 받으며 한창 몸이 좋았을 때도 2002 한일월드컵 명단에 들지 못해 지켜만 봐야 했다.

그렇게 신 감독의 선수 생활은 월드컵 없이 마무리 됐다. 축구 선수에 있어 꿈의 무대를 밟지 못했던 그가 지도자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나선다. 선수 때와 또 다른 난놈을 기대할 무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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