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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에서] 우즈벡 원정의 선물은 월드컵 아닌 베테랑

기사입력 : 2017.09.06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용운 기자= 베테랑이 몸소 보여준 간절함. 한국 축구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숨은 힘이었다.

한국이 20년 만에 타슈켄트에서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1997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원정에 나섰던 한국은 5-1로 크게 이기며 당당하게 본선행 기쁨을 만끽했다.

20년이 지나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위해 타슈켄트서 우즈벡과 단두대 매치를 벌인 한국은 그때와 달리 진땀을 흘린 끝에 0-0으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지난해 9월 중국전을 시작으로 최종예선을 시작한 한국은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이겨본 적이 없었다. 안방서 거둔 네 차례 승리도 번번이 부족함과 문제점을 드러내며 위태로운 환호를 내질러야 했다.

결국 월드컵 최종예선 사상 처음으로 감독을 교체하는 수난까지 겪으면서 어렵사리 티켓을 손에 넣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고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두 경기를 통해 월드컵을 확정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신 감독이 처음 결정한 건 베테랑의 복귀였다. 파격적인 변화였다. 신임 사령탑이 되면 세대교체를 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30대 중반을 넘겼거나 다가선 이동국과 염기훈, 이근호 등을 선발했다.

베테랑 3인방은 부진한 성적과 그에 따른 감독 교체로 가라앉은 대표팀의 분위기를 먼저 앞장서 바꿨다. 최고참인 이동국은 희생을 강조하며 따끔한 말을 하다가도 먼저 농담을 건네며 긍정의 힘을 전달했다. 전북서 호흡을 맞추는 이재성은 그런 이동국을 두고 "오랜만에 대표팀에 오셔서 신이 난 것 같다"고 웃을 정도였다.

고참의 헌신이 꼭 그라운드 밖에서 정신적으로 도움만 주는 것은 아니었다. 베테랑 3인방은 직접 한국 축구의 구세주를 자청했다. 이근호는 우즈벡전 선발로 나서 누구보다 열심히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다. 특유의 성실성과 활동량은 30대인 지금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후반에 투입된 이동국과 염기훈은 우즈벡으로 기울던 분위기를 다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동국은 예리한 위치 선정과 빠른 슈팅 타이밍으로 우즈벡 수비를 흔들었고 염기훈은 정확한 크로스와 넓은 시야, 매끄러운 공격전개로 출중한 기량을 과시했다.



베테랑 3인방은 직접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었다. 염기훈은 "어린 선수들이 실력은 좋지만 한발 더 뛰는 간절함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박)지성이 형이나 (이)영표 형에게 배웠던 걸 보여주고 싶었다. 대표팀은 간절하게 뛰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누구보다 절박하게 뛰었다.

이근호도 "베테랑에 대한 기사가 하도 많이 나와서 더욱 역할을 다하려 했다"며 웃어 보인 뒤 "다행히 후배들이 이야기를 잘 들어줬다. (이)동국이 형과 (염)기훈이 형이 역할을 잘 해줬다. 이 부분은 예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동국도 "내 역할은 월드컵에 진출시키는 것이지 내년 월드컵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월드컵 큰 무대는 골을 넣을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 팀적으로 결정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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