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히딩크 열풍...'챌린지 1위&2위' 감독 생각은?
입력 : 2017.09.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박대성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 한국 복귀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대중들은 히딩크 감독의 한국 복귀를 연호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감독들의 생각은 어떨까.

올시즌 챌린지는 경남FC와 부산 아이파크 2파전으로 가고 있다. 경남은 외인 공격수 말컹을 중심으로 19승 7무 4패, 승점 64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산은 특유의 공격 축구로 승점을 차곡히 쌓아 선두 경남을 5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성적을 놓고 보면 경남 김종부 감독과 부산 조진호 감독은 2017년 챌린지 최고의 감독이다. 2부에서 혹은 승격을 놓고,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축구를 보는 시각도 냉철하다. 두 감독에게 최근 불거진 히딩크 이슈를 조심스레 물었다.

김종부 감독과 조진호 감독의 생각을 듣기 전에, 현재까지 히딩크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히딩크 측 관계자가 “한국 국민이 원하면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있다”라며 모든 관심을 끌어 모았다.

여론은 히딩크 관계자 발언에 환호했다. 신태용 감독의 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만족스런 경기력을 선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마주한 대표팀은 2경기 무승부로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사수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히딩크 감독 측에서 나온 건지 알고 싶다. 신태용 감독이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아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향후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히딩크 측에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라며 모든 가능성을 일축했다.

시선은 히딩크 감독의 발언에 집중됐다. 히딩크 측의 자의적인 해석인지 아니면 히딩크 감독이 직접 의사를 전달한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라고 전해 상황이 반전됐다.

이후 김호곤 위원장이 히딩크 측과 받은 SNS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식 제안이라 보기 어렵다”, “당시엔 기술위원장이 아닌 만큼 답변 자체가 말이 안 됐다”라고 설명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 김종부 감독: 확실한 경험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



김종부 감독의 경남은 챌린지 30라운드까지 59골을 뽑아내며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부산과 승점 5점 차이로 좁혀졌지만, 리그 선두로 클래식 직행 가능성은 높다. 대전 취재진에게 확인 결과, 김종부 감독은 히딩크 부임에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적 평가를 따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과정이 아닌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다. 2002년 같은 기적을 다시 만들기란 쉽지 않지만, 그래도 확실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김종부 감독은 확실한 경험에 포커스를 맞췄다. 히딩크 감독은 PSV 에인트호번을 시작으로 많은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대표팀 감독은 네덜란드(1994-1998, 2014-2015), 한국(2001-2002), 호주(2005-2006), 러시아(2006-2010), 터키(2010-2011)를 역임했다.

네덜란드 1기와 2008년 러시아까지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했다. 특히 한국과 호주를 이끌고 4강과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유로 2008에선 러시아를 4강에 올렸다. 스페인에 0-3으로 패했지만, 당시 스페인은 점유율 축구를 중심으로 역대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이후 러시아, 터키, 네덜란드에선 의문점이 남지만 경험만큼은 풍부하다.

■ 조진호 감독: 신태용 감독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조진호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조 감독은 신태용 감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소기의 목적을 이룬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을 거란 평가였다. 굳이 히딩크 감독이 돌아온다면 자문 역할을 주장했다.

“(신태용 감독 아래) 어렵게 월드컵 본선행에 진출했다. 신태용 감독은 대행이 아니다. 한국 축구 지도자들이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우리 힘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 아시아 예선 2경기는 결과를 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신태용 감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지휘봉을 잡았고, 임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였다. 2경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과 탈락이 놓인, 어려운 시기에 감독을 맡아, 목적을 달성한 만큼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조기 소집을 감행했지만, 짧은 기간에 팀을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많은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소집하고 훈련한 시간이 사실상 15일 정도다. 원 팀을 만들기 어렵다. 월드컵에 나가는 1차적인 목적이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곁에 있던 관계자도 “들은 바에 따르면, 대표팀은 신태용 감독 아래 뭉치고 있다. 대표팀 모두 2경기 끝나고 본선 진출 기쁨과 동시에 눈물을 훔쳤다. 물론 축구인으로서 공격적인 부분은 아쉽다. 하지만 아직 (팀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라며 조진호 감독 생각에 동의했다.

물론 조진호 감독은 히딩크 복귀를 극구 반대하진 않았다. 다만 감독이 아닌 자문 역할을 추천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월드컵 경험이 없는 신태용 감독과 공존하고 소통하며 풍부한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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