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 역할 원했던 체임벌린, 참담한 현실에 직면
입력 : 2017.09.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체임벌린이 경기에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에밀 헤스키(39)가 리버풀과 레스터 시티의 경기 직후 남긴 말이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영국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와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골 결정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리버풀은 이날 7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앞세워 무려 21회의 슈팅을 날렸으나, 이 중 골 문 안 쪽으로 향한 것은 3개에 불과했다. 반면, 레스터는 이날 시도한 5개의 슈팅 중 2개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50) 감독은 “우리는 전반전에 굉장히 좋은 축구를 보여줬다. 일찍 승부를 결정지어야만 했다. 우리는 결정적인 기회들을 놓쳤다”라며 준수한 경기 내용을 보여주고도 패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24)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날 4-3-3 전형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은 미비했다. 무리한 드리블 돌파로 공격의 흐름을 끊어 먹는가 하면 부정확한 패스로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혹평이 쏟아졌다. 영국 ‘리버풀 에코’는 체임벌린에게 팀 내에서 가장 낮은 4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경기를 지켜본 헤스키는 “실망스러웠다. 체임벌린에게 측면 미드필더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활약을 기대했지만 볼 수 없었다”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부진은 기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영국 ‘후스코어드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체임벌린은 이날 단 한 개의 키패스도 기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유효슈팅도 단 한 개에 그쳤다. 종종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공을 빼앗기거나 어이없는 크로스가 나왔다. 체임벌린은 이날 4차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렸으며, 6개의 크로스 중 1개만을 정확히 동료에게 연결했을 뿐이다.




체임벌린은 지난달 첼시의 윙백이 아닌 리버풀의 미드필더가 되기로 결정을 내렸다.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윙백으로 뛰기 시작하면서 맞는 옷을 찾은 듯했지만 본래 자리로 돌아가길 원했다. 리버풀 이적 후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그 의지를 분명히 내비쳤다.

그러나 강한 의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체임벌린은 아직까지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키패스 역시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으며, 유효슈팅은 이번 레스터전에서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경기 결과가 좋을 리 없다. 리버풀은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로 무승의 늪에 빠졌다. 해당 경기에서 리버풀이 총 87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3득점에 그친 것은 체임벌린의 부진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리버풀이 이런 결과를 거두고자 체임벌린을 영입했을리는 없다. 4,000만 파운드(약 61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면 이 정도의 활약으로는 부족하다. 체임벌린은 미드필더로 경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될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