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핫피플] '바르사 3년' 슈테겐, 마침내 발데스를 지우다
입력 : 2017.10.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FC바르셀로나는 아직 빅토르 발데스를 잊지 못하고 있다."

3년 전, 마크 테어 슈테겐(25)은 바르셀로나에서 자신이 넘어야 할 산으로 발데스를 꼽았다. 발데스는 이미 팀을 떠나고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바르셀로나에 진하게 남아있었다.

바르셀로나는 발데스가 등장하기 전 골리의 무덤이었다. 안도니 수비사레타와 뤼트 헤스프가 떠나고 확실한 수문장을 찾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프란세스크 아르나우와 로베르토 보나노, 호세 마누엘 레이나, 로베르트 엔케, 뤼슈티 레츠베르 등이 거쳐갔지만 부동의 주전은 없었다.

2003년 유스 출신의 발데스가 기회를 잡았다. 발데스를 1군으로 끌어올린 이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이지만 확고한 주전 자리를 맡긴 사령탑은 프랑크 레이카르트였다. 레이카르트 감독 밑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간 발데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나며 스위퍼형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발데스는 이전까지 안정적인 선방을 우선하던 골키퍼 덕목을 순발력과 패스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수비라인이 올라간 뒷공간을 넓은 활동반경으로 막았고 준수한 패스를 바탕으로 빌드업의 시작이 됐다.



발데스는 바르셀로나에서 12년을 뛰며 리그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등 전성기를 이끈 수문장으로 군림했다. 오랜기간 바르셀로나를 지켰던 발데스는 2014년 새로운 무대 도전을 이유로 이별을 선언했다.

발데스가 달던 등번호 1번을 물려받은 이가 슈테겐이다. 묀헨글라드바흐서 차세대 독일 대표팀 수문장으로 떠오른 슈테겐을 영입했다. 발데스의 장점과 엇비슷하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슈테겐은 스페인 무대에 바로 적응하지 못했다. 장점이던 패스에서 실수를 해 실점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슈테겐은 노련한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고 국왕컵과 챔피언스리그만 뛰는 처지가 됐다.

들쭉날쭉한 출전에 성장세가 주춤했다. 2015/2016시즌 브라보의 부상으로 잠시 주전 기회를 잡았으나 6경기 동안 무실점 없이 15골을 실점하면서 의문점을 남겼다. 브라보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났던 지난 시즌 역시 초반에 큰 실수를 범해 패배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슈테겐에게 이제 불안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풀타임 주전으로 뛰며 한층 발전했다. 여전히 좋은 발밑을 바탕으로 상당한 패스 비중을 자랑하고 입이 떡 벌어질 선방 능력까지 발휘한다.

슈테겐은 리그 8경기서 3골만 허용했다.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이 짠물수비를 선보여서가 아니다. 슈테겐은 15회의 세이브 기록을 자랑한다. 놀라운 반사신경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내준 실점이 1골에 불과한 것이 방증이다.

올 시즌 슈테겐이 내준 실점을 보면 스페인 슈퍼컵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시바사키 가쿠(헤타페), 사울 니게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환상골 찬사가 붙은 중거리포였다. 그만큼 슈테겐을 뚫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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