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 레전드' 차범근, ''나를 능가할 한국 선수 기다린다''
입력 : 2017.1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용산] 조용운 기자=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65) 전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전드 앰버서더로 공식 위촉됐다.

분데스리가 인터내셔널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 전 감독을 분데스리가의 상징으로 인정했다.

분데스리가는 지난 8월, 9명의 레전드 앰버서더를 발표했다. 차 전 감독을 포함해 샤오지아이(중국), 외르크 알베르츠(독일), 스티브 체룬돌로(미국), 파벨 파르도(멕시코), 앤서니 바포에(가나), 윈턴 루퍼(오세아니아), 파울루 세르지우(브라질)가 선정됐다.

차 전 감독은 "요즘 한국 축구의 현실 앞에 축구인의 한사람으로 죄송하고 명목이 없다. 한국 축구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입장에서 분데스리가와 친밀한 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레전드를 수락했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밝혔다.

차 전 감독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11년 동안 다름슈타트,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했다. 유럽 진출이 지금처럼 흔치 않던 시절에 새로운 도전을 했던 차 전 감독은 "이제 내 나이 65세다. 살면서 가장 잘 한 결정을 뽑으라면 40년 전에 겁없이 분데스리가에 도전한 것이다. 당시 분데스리가는 프란츠 베켄바워와 게르트 뮐러 등 슈퍼스타가 뛰던 꿈과 같은 곳이었다. 나같은 아시아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경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과 명예까지 얻는 것은 무리였다"면서 "그래도 매주 월요일 밤이면 분데스리가 녹화를 시청하며 흥분했었다. 꼭 한번 겨뤄보고 싶었다. 가난뱅이 축구선수였기에 잃을 것이 없어 홀가분하게 도전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자신있게 도전장을 내민 차 전 감독의 활약은 빛났다. 프랑크푸르트 입단 첫해인 1979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후 더욱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1988년 레버쿠젠 사상 첫 UEFA컵 우승에 일조한 차 전 감독은 각기 다른 두 팀에서 UEFA컵을 우승한 최초의 분데스리가 선수였다. 독일에 '갈색 폭격기', '차붐' 신드롬이 불었고 한국 축구의 위상도 함께 올라갔다.

성공적인 10여년의 분데스리가 생활에도 차 전 감독이 아직도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다. 차 전 감독은 안타깝게도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했다. 회견장에 마련된 분데스리가 우승컵 '마이스터샬레'를 지금도 간절하게 바라봤다.

차 전 감독은 "분데스리가에서 10년을 뛰면서도 영광스런 우승 접시를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드는 것을 TV로만 지켜봤다"며 "요새 (차)두리가 참 바쁜데 이 접시를 보겠다고 이곳에 왔다. 그만큼 독일서 뛰는 선수라면 들어보고 싶은, 꿈같은 것이다. 앞으로 차붐을 능가하는 한국 선수가 우승컵을 자랑스럽게 들어올렸으면 한다. 내 꿈을 후배를 통해 대신 이뤄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분데스리가는 차 전 감독과 함께 오는 4일까지 '분데스리가 레전드 투어 IN 코리아'를 진행한다. 서울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며 우승컵인 마이스터샬레가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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