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와 헌신, 전북을 지키는 최철순의 키워드
입력 : 2017.1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완주] 김성진 기자= 넘어져도 곧바로 일어나서 달려간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또 막는다.

전북 현대 ‘투지의 아이콘’ 최철순(30)은 경기가 끝나면 유니폼이 까맣게 더러워져 있다. 상대 공격수를 막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해 뛰어 다니다 보니 유니폼이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이 더러워진다. 그러나 최철순은 그것이 자랑스럽다. 자신의 해야 할 역할을 해냈다는 훈장이기 때문이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여러 선수가 우승의 주역이지만 수비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최철순을 빼놓을 수 없다. 눈에 띄는 플레이는 없지만 전북의 전술에 있어 최철순은 언제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북의 우승을 이끈 언성 히어로(Unsung hero)다.

최철순은 2일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승의 기쁨을 표출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마음이 맞았다. 우승할 때마다 기분이 좋다. 올해도 우승해서 의미가 컸다”고 전했다.

그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중앙 수비수도 맡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배치된다. 특히 최강희 감독은 강한 수비가 필요할 때마다 ‘최철순 시프트’를 가동한다. 상대 에이스 공격수를 저지하기 위해 최철순에게 1대1 대인 방어를 맡기는 것이다.



최철순 시프트는 실패한 적이 없다. 지난해 전북은 FC서울을 상대할 때마다 아드리아노를 막기 위해 최철순에게 대인방어를 맡겼다. 전북이 아시아 챔피언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최철순이 알 아인의 에이스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1, 2차전 모두 꽁꽁 묶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북의 우승을 결정한 지난 10월 29일 제주전에서도 최철순은 마그노의 그림자처럼 옆에 붙어 있었다. 제주는 마그노가 봉쇄되자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었다. 최철순은 이러한 플레이에 대해 “부담이 있지만 강한 상대를 잡는 재미가 있다. 스타일도 다르고 준비 방식도 다르지만 감독님과 함께 효율적으로 준비한다”고 전했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의 수비 전술에 있어 핵심이다. 최철순이 없으면 최강희 감독도 수비 전술을 구성하는데 심각히 고심한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의 페르소나라나 다름 없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항상 최철순을 혼낸다.

최철순은 “감독님께서는 항상 하프타임 때 나를 혼내신다. 그러면 이상하게 팀 분위기 잡힌다”면서 “내가 잘못해서 혼내시는 것 같기도 하고 애정표현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식 코치님께서 “내가 감독님께 혼나지 않으려면 은퇴 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때”라고 하실 정도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이 자신을 혼내는 의미를 잘 안다. 아끼는 제자이기에 더 잘 하기 위한 채찍을 한 것이다. 최철순이 2006년 전북에 입단한 뒤 군생활 2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전북 유니폼을 입으며 원클럽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새로운 축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도 다른 팀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ㅇ벗다”면서 “감독님께서 워낙 많이 가르쳐 주셔서 발전한 것 같다”고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체력이 부족하면 축구를 그만둬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팀 플레이다”라고 했다. 자신이 그라운드에서 할 일은 팀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는 최철순의 마음가짐이 드러났다.



그런데 최철순은 A대표팀에서는 전북과 달리 활약이 미비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내게 주문하고 희생하는 방식이 전북과 다르다. 대표팀에서는 내 실력을 100% 다 발휘해야 하지만, 전북에서는 내 실력을 알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고 전술적 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그는 “대표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대표팀을 빛낼 선수가 많기에 좋은 경쟁을 통해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물론 A매치에서도 자신의 수비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이다. 최철순은 전북에서 보여준 수비를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서도 펼칠 예정이다.

그는 “강팀과 할 때 재미를 느끼고 그 선수들을 대인방어 하고 싶다. 승부욕을 키우고 이기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대인방어는 많이 뛰고 힘들다. 내 아들이 왜 아빠는 자꾸 넘어지냐고 한다. 그러면 안되지만 경기장에서 투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앞으로 계속 상대를 막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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