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의 기묘한축구] 신태용 감독도 진정한 투지를 점검해야 한다
입력 : 2017.11.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카가와 신지에게서 투쟁심을 볼 수 없다.”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짧고 굵은 한 마디였다. 카가와는 이번 11월 일본 유럽 원정대에 포함되지 않았다. 카가와가 11월 평가전 명단 제외에 불만을 토로하자, 투쟁심을 근거로 들었다.

카가와는 일본 스타 플레이어다. 2008년 5월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해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2011년 아시안컵을 전후로 일본 대표팀에 본격적으로 발탁됐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포함한 주요 대회에 출전했다. 현재 일본 대표팀에서 89경기 29골 17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행보도 인상적이다. 2014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생활을 청산하고 도르트문트에 복귀해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9월, 리그 7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환상골로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의 일본인이됐다.

분데스리가 사무국도 카가와 기록 경신에 주목했다. 일본인 최다골 경신 직후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선수다. 도르트문트에서 더욱 성장했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카가와의 일본의 영웅이다”라고 극찬했다. 분데스리가 9월의 골도 카가와의 몫이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데어 클라시커에도 68분 동안 출전했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는 만큼, 카가와 입장에서 11월 명단 제외를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절호의 기회였다. 왜 지금인지 모르겠다”라고 불평했다.



“베테랑도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카가와에게서 투쟁심을 볼 수 없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카가와 제외 이유를 투쟁심으로 들었다. 아무리 독일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다고 한들 대표팀에서 투지가 없으면 발탁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투쟁심은 단순한 그라운드 안에서 투쟁심이 아니었다. 일본 언론도 “한 층 성숙한 정신적인 성장을 바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할릴호지치 감독 입장에선 일종의 동기 부여다. 카가와를 제외함으로서 일본 대표팀 전체가 동기 부여를 받길 원했다. 실제 “(많은 선수를 활용해)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카가와의 10번을 받은 이누이 다카시의 투지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신태용 감독도 이번 11월 A매치에서 진정한 투쟁심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을 위한 헌신과 투지가 준비돼있지 않으면 선발이 보장되선 안 된다. 전술적인 투쟁심이 아니다. 정신적인 투지다. 그라운드 안에서 누구도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는 없다.

지난 10월, 모로코전에서 안정환 해설위원의 일침이 화제가 됐다.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안정환은 “지더라도 할 만큼 하고 져야 한다. 한국보다 못하는 팀은 없다. 모두가 알아야 한다. 원팀이 안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과거 국내 언론을 통해 투지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당시) 스스로 부족하단걸 알았다. 대표팀은 자신이 아닌 나라를 위해 싸워야 한다. 나는 탈진해서 밥도 못먹고 토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누구나 두드릴 수 있는 자리다. 그러나 아무나 들어올 순 없다. 대표팀을 향한 열정과 투지가 없다면 월드컵 본선은 남 이야기가 돼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11월 A매치에서 성적과 함께 점검해야 할 사안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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