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롬비아] 집 나갔던 한국축구의 투혼, ‘맏형’ 이근호가 되찾았다
입력 : 2017.11.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김성진 기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축구의 투혼이 신태용호 맏형 이근호(32, 강원FC)의 발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근호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2-1 승리를 했다. 전반 45분을 뛴 이근호는 한국의 승리에 있어 밑바탕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과 이근호를 투톱을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콜롬비아를 상대했다. 손흥민과 이정협이 투톱을 이루거나 손흥민 원톱으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의외의 조합이었다.

이근호는 좌우 측면 공격수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이지만, 최전방 공격수와 처진 공격수 등 공격 전 포지션에 걸쳐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선수이기도 하다. 콜롬비아전 전반 45분은 이근호의 장점이 모두 펼쳐진 경기였다.

이근호는 손흥민과 투톱을 이뤘지만 주로 오른쪽 측면으로 빠졌다. 이근호의 장기인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와 크로스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었다. 자연스럽게 중앙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선 권창훈, 이재성의 이동으로 이어졌다.

이근호는 초반부터 콜롬비아의 측면을 흔들었다. 중앙 공격수가 측면으로 빠지니, 콜롬비아 수비진들도 덩달아 왼쪽 측면으로 쏠렸다. 한국이 중앙에서 수 차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전반 11분 나온 손흥민의 선제골 장면은 이러한 과정의 성공적인 결과물이었다.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으로 깊게 빠지면서 파고드는 권창훈에게 패스했고, 권창훈의 몸을 맞고 굴절된 볼은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은 콜롬비아 수비수 4명에게 둘러싸였지만 침착한 땅볼슛으로 득점했다. 이근호의 도움은 아니지만, 득점의 토대가 된 횡플레이였다.

콜롬비아 수비진은 전반전 내내 이근호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근호는 45분간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맏형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그라운드의 후배들에게 자극이 됐다. 한국은 경기 내내 투혼을 발휘하며 콜롬비아를 압도했고 오랜만의 A매치 승리를 했다.

맏형 이근호의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가 매서운 겨울 바람이 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한국도 잃어버렸던 투혼을 되살렸다.

사진=강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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