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인터뷰 No...하메스 표정 바꿔놓은 신태용호
입력 : 2017.1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홍의택 기자= 하메스 로드리게스(26, 바이에른 뮌헨)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인터뷰 요청에도 유유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로드리게스가 한국 땅을 밟았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 월드컵 남미 예선을 4위로 통과한 콜롬비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내년 본 무대를 준비하는 처지. 아시아 국가와의 만남을 대비해 예행연습 겸 방문했다.

로드리게스의 최근 흐름은 썩 좋지 못했다. 원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탈출구를 모색했다.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 터라 출전 시간에 대한 갈증이 컸다. 마침 옛 스승이 손을 내밀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전 레알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신분으로 로드리게스에게 눈길을 보냈다.

급작스레 택한 뮌헨 임대. 단,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안첼로티 감독은 개막 뒤 채 두 달도 안 돼 경질됐다. 유프 하인케스 체제 이후 팀은 정상 궤도를 찾아가는 중이나, 로드리게스는 아직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을 만한 계기로 국가대표팀을 꼽았다. 아시아까지 오갈 비행거리가 만만찮았으나, 흐름에 변화를 줄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마침 한국 축구팬의 환대도 대단했다. 로드리게스 역시 호텔까지 찾아온 팬들과의 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호의적인 모습이었다. 공개 훈련 당일 대한축구협회의 KFA TV를 통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환히 웃었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서자 처지가 달라졌다. 로드리게스는 4-4-2 전형으로 무장한 한국 대표팀의 표적이 됐다. 스리톱의 날개로 나서 중앙을 폭넓게 오갔으나 볼 잡을 기회가 얼마 없었다. 아예 미드필더 진영으로 내려가 직접 볼을 운반하려고도 했다. 이마저도 넉넉지 않았다. 신태용호의 압박은 몰라보게 강해졌고, 공수 전환 속도까지 절정에 달해 로드리게스가 빛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물론 번뜩이는 장면은 있었다. 프리킥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막판에는 동료의 헤더 골을 도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레알, 뮌헨 등에서 뛰며 정상급 미드필더로 올라선 명성에 비하면 아쉬움이 컸다. 하물며 바로 전 월드컵인 2014년 브라질 대회 최고 스타였던 이력도 무색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말없이 믹스트존을 통과했다. 하루 전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것과는 판이했던 모습. 신태용호가 그만큼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사진=KFA TV 동영상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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