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이민아X조소현이 주말 휴식 대신 찾아간 곳은?
입력 : 2017.11.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은평] 홍의택 기자= 깜짝 등장했다.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대회 현장. 한국 여자 축구를 이끌어가는 이민아와 조소현(이상 현대제철 레드엔젤스)이 나타났다.

11일 서울 은평구 롯데몰 옥상 엄브로 풋살장이었다. '2017 제임스앤컴퍼니-프리스 INVITATIONAL 대학여자축구클럽대회'가 열렸다. 연세대, 한국체대, 경인교대 등 다양한 학교에서 도전장을 냈다고. 총 11개 팀이 풀리그,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을 다퉜다.

주최 측은 활성화 방안을 고민했다. 여대생 스포츠의 저변을 지속적으로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더 욕심 냈다.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저들만의 리그'에 그치지 않고자 적잖은 공을 들였고, 그중 하나로 대회를 빛낼 게스트 섭외에 착수했다.




시선은 현대제철 레드엔젤스로 향했다. 여자 축구 간판을 여럿 보유한 스타 군단.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부터 꽤 됐다. 2000년대 들어 갈라티코('은하수'를 의미. 최정상 선수를 대거 영입해 팀의 가치와 명성을 제고함을 비유) 정책을 편 레알 마드리드에 비견될 WK리그 최강자였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아직 WK리그 일정이 남은 탓. 정규리그는 마쳤으나, 챔피언 결정전이 잡혀 있었다. 4년 연속 우승에 이어 또다시 여왕 자리를 탐내는 현대제철로선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중대 스케줄이었다. 여기에 전국체전까지 겹쳤다. 현대제철이 인천 대표로 3년 만에 대회 정상을 탈환하는 동안 주최 측은 상황을 주시했다.

섭외를 확신할 수 없었던 형국. 한 달여 힘 쏟은 뒤에야 답을 받았다. 마침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의 지론과 닿았다. 입버릇처럼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우리가 먼저 다가서야 한다"고 말해온 그가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대사를 앞두고 방심하거나 여유를 부렸다기보다는 '여자 축구 발전'이라는 대의를 바라봤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이민아, 조소현은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토너먼트 대진 추첨을 시작으로 이벤트 경기 관전, 크로스바 챌린지 등을 함께했다. 상위 입상자에게 일일이 상품을 증정하는 성의도 보였다.

그보다 값졌던 건 스스럼없이 어울린 점. 쌀쌀한 날씨에도 사진 촬영 요청에 하나하나 응했다. 두 선수가 등장하면서 분위기도 몰라보게 밝아졌다. 평소 축구를 즐기며 동경해온 스타를 눈앞에서 만난 소중한 시간이었다.




선수들도 취지에 공감했다. 개인 시간을 내서까지 현장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여자 대표팀 주장으로 숱한 경험을 쌓아온 조소현은 "이건 민아한테 물어보셔야 해요. 저는 행사를 많이 안 다녀봐서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저는 심지어 축구팀도 없는 초등학교를 나왔어요. 그런데 여자 축구가 이제는 일반인들이 모여 대회를 열 만큼 커졌잖아요? 신기하죠"라며 소회를 밝혔다.

"저번에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한 여대생 축구 대회를 본 적이 있어요. '오? 잘하네?' 싶은 학생들도 있던데요"라며 달라진 분위기를 짚은 조소현은 "현대제철만 이런 행사를 자주 참가하나 했는데 다른 팀들도 많이 하더라고요.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부분인 거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이민아도 신기해하긴 마찬가지. 홍명보 자선 축구 등 여러 행사를 통해 여자 축구를 알려온 데 변화를 체감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확실히 많아진 것 같아요. 이렇게 즐긴다는 게 놀랍고요"라고. "대회가 하나 생기고, 여기서 또 다른 대회가 생기고 하잖아요? 한 번 하고 없어질 수도 있는데 계속 이어지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해요"라며 고마움도 전했다.

'괜히 개인 시간 빼앗긴 것 아니냐'는 짓궂은 물음에 "어쩔 수 없죠"라며 웃던 이민아는 "이렇게 직접 나와야 더 발전하니까요. '저희 경기가 언제 있으니 보러 오시라'는 말도 할 수 있고요. 대표팀에서 잘해서 알리는 것도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라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민아, 조소현이 이끄는 현대제철은 WK리그 5연패에 도전한다. 오는 17일 이천대교-화천KSPO의 승자와 1차전 원정 경기로 만난다. 20일에는 홈구장 인천 남동구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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