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대행의 무릎 세레머니, 故 조진호와 함께였다
입력 : 2017.11.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박대성 기자= 부산 아이아피크가 2년 만에 승격에 도전한다. 부산엔 故 조진호 감독의 기운이 감돌았다.

부산은 18일 오후 3시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3-0 완승을 챙겼다. 부산은 아산을 꺾고 챌린지 2위 징크스를 깨고 2015년 기업 구단 최초 강등 이후 2년 만에 승격에 도전한다.

부산은 전반 초반 고전했다. 아산이 무승부를 허용하지 않는 만큼 강한 압박과 측면 삼자 패스로 부산을 공략했다. 부산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도 “전반엔 가슴이 떨렸다”라고 말할 정도 였다.

부산엔 이정협이 있었다. 호물로의 한 템포 빠른 전방 압박이 먹혔고 한석호의 측면 공격에서 튕겨 나온 볼을 이정협이 마무리했다. 살아생전 조진호 감독이 바랐던 장면을 이정협이 마지막 순간에 발휘한 셈이다.

부산이 1점 리드를 하자 부산의 공격은 거세졌다. 후반전 거센 공격에도 부산은 끄덕하지 않았다. 오히려 넓은 배후 공간을 역이용해 아산의 빈틈을 노렸다. 슈퍼 루키 이동준이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부산 완승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정협의 선제골 당시 이승엽 부산 감독대행의 제스처가 인상적이었다. 이 감독대행은 조진호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무릎 세레머니를 보였다. 순간 부산 구덕운동장에 조진호 감독이 살아 돌아온 착각을 느꼈다.

조진호 감독은 살아생전에 무릎 세레머니를 아꼈다. 언젠가 만난 자리에서 “박기자, 무릎 세레머니는 진짜 극적인 순간에 하려고 아껴둔거다. 지금은 부산이 다이렉트 승격이 아니잖나. 진짜 그럴 순간이 오면 한번 해야지”라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 대행은 조진호 감독의 마음을 알았나보다. 선제골 이후 무릎 세레머니를 보이며 조진호 감독 영전에 승강 플레이오프를 바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생각해뒀던거다”라고 말했지만 이 감독 대행의 세레머니는 큰 울림이 됐다.

부산은 승격까지 한 걸음을 앞두고 있다. 클래식 11위 상주 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다면 2년 만에 클래식 승격을 이룬다. 선수단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모두 조진호 감독이 그토록 바랐던 승격을 영전에 바치려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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