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학범슨 자진 사퇴, 광주는 이별 원치 않았다
입력 : 2017.11.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주] 한재현 기자= 김학범 감독이 3개월 간 광주FC 감독직을 스스로 내려 놨다. 그런데도 광주는 김학범 감독과 이별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18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8라운드 최종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광주는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건강한 팀으로 변신하기 위해서 새 판짜기에 돌입해야 한다. 이 자리에 있는 건 맞지 않다. 새로운 팀으로 구성하기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이 있겠지만, 광주는 새로운 판짜기를 해낼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자리를 비켜주는 게 도리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김학범 감독의 생각과 달리 광주는 김학범 감독의 잔류를 바랐다. 광주 구단은 물론 시와 지역 사회에서도 이번 챌린지(2부리그) 강등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없었다.

더구나 김학범 감독은 지난 8월 남기일 전 감독 사퇴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았다. 얇고 경험이 적은 선수단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었다. 시즌 막판 6경기 연속 무패(2승 4무) 행진을 이끌며, 광주의 클래식 잔류 경쟁에 끈질김을 불어 넣었다.

광주는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은 김학범 감독에게 강등 책임을 묻는 건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다. 더구나 경험이 풍부한 김학범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있었기에 잔류를 바랐다.

광주 관계자는 “김학범 감독의 마음을 돌리는 게 가장 희망사항이다. 바람과 달리 사표가 수리가 되더라도 좋게 보내드리는 게 맞다”라며 김학범 감독의 희생에 흠집을 내고 싶지 않아 했다. 주장 송승민도 “김학범 감독님이 남는다면, 챌린지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내 볼 수 있다”라고 힘을 실어 줬다.

김학범 감독의 우직한 성격상 스스로 결정을 뒤집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광주도 김학범 감독의 잔류를 원하면서도 사표 수리 여부를 오래 끌지 않을 예정이다.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를 오래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은 짧은 광주 생활에도 애정 어린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광주는 없는 예산으로 어렵게 끌고 갔다. 군살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건강해지려면 선수 구성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광주가 바로 승격을 못하더라도 그 다음에 승격할 수 있다. 어정쩡하게 올라가면 어려움은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라며 조언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광주의 바람이 김학범 감독의 마음을 바꿔 놓을 수 있을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