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어떻게든 데려간다, 김민재 입지 보여준 발탁
입력 : 2017.11.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회관] 홍의택 기자= "뛸 수는 없지만 분위기나 전술이라도 익히게 하고자". 부상 중인 김민재(21, 전북 현대)를 데려가는 이유다.

신태용 감독이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를 근간으로 내달 일본 도쿄에서 열릴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을 준비한다.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 내용도 결과도 챙겨야 할 일전이다. 유럽에서 뛰는 핵심 전력이 빠진 것을 감안해야 하나, 기존 수비진으로 담금질할 기회이기도 하다. 총 24명으로 울산 소집훈련을 거쳐 내달 6일 일본으로 넘어간다.

관심사는 중앙 수비진. 지난달 중순 무릎 수술을 받은 김민재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프로 무대에 처음 선 김민재는 시즌 초부터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과부하를 면치 못했다. 온 힘 짜내서 뛰던 중 탈이 났고, 연골을 도려내는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회복까지 3~4주가 필요했다. 11월 A매치도 자연스레 불발됐다.

김민재도 긴가민가했다. 명단 발표 하루 전 "신 감독님이 뽑아주실지는 모르겠다"면서 "몸 상태가 100%가 아니면 안 가는 게 낫지 않나 생각도 한다. 팀에 해만 끼칠까 걱정"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현 상황은 기본 재활 막바지로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단계를 밟을 전망.

하지만 신 감독 생각은 달랐다. 이미 리우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김민재를 활용해본 그는 그 가치를 잘 알았다. 월드컵 본선행이 불투명했던 지난 8~9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김민재를 긴급 투입해 재미를 봤다.

이에 신 감독도 김민재를 '월드컵에 데려갈 수 있는 선수'로 판단했다. 11월 A매치를 거르며 생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 "김민재는 조깅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다"라면서도 "하지만 수비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 필요했다. 대표팀 분위기도, 스페인 코치들의 전술도 미리 익히게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재활도 대표팀 내에서 해결하겠다"며 선수 차출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물론 김민재의 본선행을 확신할 수는 없다. 신 감독도 "모든 선수에게 문은 100% 열려 있다"고 공언했다. 경쟁을 유도하며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을 더 탄탄히 다지는 게 이번 E-1 챔피언십 목표. 그 와중에도 김민재는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인정받았다. 부상 중임에도 데려가 팀 적응을 도우려는 건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방증일 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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