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손 불명예' 아킨페프, 11년 만에 챔스에서 세운 기록
입력 : 2017.1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참 오래 걸렸다. 2006년 이후 11년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서 매경기 실점했던 이고르 아킨페프(CSKA 모스크바)가 고대하던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CKSA는 23일(한국시간) 홈구장인 VEB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벤피카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CSKA는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리며 FC바젤과 같은 승점을 맞춰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는 CSKA의 수문장 아킨페프에게 향했다. 이날 승리는 아킨페프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들 감정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아킨페프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골키퍼임에도 국내 축구팬에게 '기름손'으로 불린다.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과 경기서 이근호의 슈팅을 놓쳐 실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서 보여주는 불명예 기록도 아킨페프의 기름손 이미지를 더했다. 아킨페프는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한 유럽대항전 경험이 상당하다. 2003년부터 CSKA의 주전 골키퍼로 뛴 그는 지난해 유럽대항전 통산 100경기를 돌파했고 챔피언스리그도 68경기나 소화했다.

베테랑의 안정감을 갖춰야 할 아킨페프지만 기록은 좋지 못하다. 아킨페프는 지난 2006년 11월 아스널전 0-0을 끝으로 11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본선서 실점을 이어왔다. 올 시즌도 챔피언스리그 2차, 3차예선서는 AEK 아테네, 영보이스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본선에서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겼으나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아킨페프는 앞선 조별리그 4경기서 8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9월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4골을 헌납하면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매경기 골을 허용한다는 불명예를 떠안았던 아킨페프가 마침내 웃었다. 공격진이 이른 시간에 득점을 통해 안긴 승기를 이번에는 스스로 지켜냈다. 지난 11년, 43경기 연속 이어지던 챔피언스리그 본선 실점 악몽에서 마침내 깨어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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