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축구 CUT] 전주대에 박수를...우승과 별개로 빛난 2017년(영상)
입력 : 2017.1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안 될 날이었다. 전주대 축구가 딱 그랬다. 그럼에도 찬란했다. 단순 결과보다 값진 무언가로 지켜보는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전주대는 24일 전주대 운동장에서 열린 2017 U리그(대학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고려대를 끝내 못 넘었다. 엎치락뒤치락한 가운데 운까지 안 따라줬다. 결국 안방에서 2-3으로 고개 숙이며 또 준우승에 그쳤다.

8년 만의 재도전이었다. 전주대는 2009년 왕중왕전 준우승 이후 오랜만에 결승에 다다랐다. 상대는 대학 최강으로 꼽히는 고려대. 전국 대회 춘/추계연맹전에서부터 맹위를 떨쳐 왔다. 하물며 지난해에는 왕중왕전 정상까지 등극했던 팀이다.

팀 성적 외에도 객관적 지표는 더 있다. 가령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선수들의 숫자 차이. 결승전 선발 라인업만 봐도 그렇다. 송범근, 조영욱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출전했었다. 박상혁, 박대원은 U-17 월드컵으로 이름을 날렸다. 전주대 역시 만만찮지만, 겉으로 드러난 스펙상으로는 조금 떨어질 수 있었다.




축구가 정말 묘한 건 이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단련하느냐에 앞날도 바뀐다는 것. 어떤 마음가짐으로 달라붙느냐에 개개인 성장세도 판이해진다. 그래서 더 재밌다. 1992년부터 전주대 지휘봉을 잡아온 정진혁 감독이며, 각종 정보 및 데이터를 제공한 분석팀이며 모두가 합심해 팀을 끌어올렸다. 왕중왕전 결승까지 치고 올라간 기세로 증명했다.

마침 홈구장에서 상대를 맞았다. 한 시즌 누적 관중 수로 결승전 장소를 정하는 U리그 규정상 전주대 운동장이 꼽혔다. 학교 측의 전폭적 지원 및 관심 속, 시작부터 상대를 흔들었다. 전반 11분 만에 앞섰다. 이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고꾸라지는가 싶었으나, 전반 종료 직전 다시 동률을 이뤘다. 당시 만들어낸 페널티킥이 단적은 사례다. 상대가 자리를 선점했음에도 뒤에서 달려들었다. 절박함 없이는 얻지 못했을 기회였다.

야속한 장면도 이어졌다. 전반에 이미 골대를 한 번 맞힌 전주대는 후반 들어 두 번을 더 때렸다. 여기에 자책골까지 덮쳤다. 더 빨리 판단하고 더 빨리 반응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탓할 수는 있어도, 워낙 절묘하게 튀어 어찌할 도리가 없기도 했다. 종료 직전 결승골을 헌납한 뒤 허탈하게 드러누운 심정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됐다.

전주대는 2017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제는 다시 새 판을 짜야 한다. 프로로 향하는 몇몇의 자리는 신입생이 채울 터다. 우승을 했다면 그 끝이 더욱더 빛났겠으나, 그 자체로도 특별했다. 충분히 멋졌다.


■ 전주대 2017 시즌 골 영상 두 장면(추계연맹전, 전국체전)




사진=대한축구협회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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