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서울’ 위한 황선홍의 모험적인 승부수
입력 : 2018.0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FC서울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을 5위로 마쳤다. 2016년 클래식 우승팀으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도 무산됐다.

부진한 결과에 황선홍 감독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변화였다. 선수 구성의 변화와 팀 스타일의 변화였다. 이를 위해 황선홍 감독은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이라는 선택을 내렸다.

기존의 주력 자원들을 내보내더라도 새로운 피를 수혈해 팀을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이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가기 전까지 진행한 선수 영입과 이적을 통해서 잘 나타났다.

또 하나는 경기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은 지난해까지 선수단의 소폭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틀을 꾸준히 유지해온 것이다. 황선홍 감독도 이 틀을 흔들지 않고 최대한 자신에게 맞춰 운용했다.

하지만 기본 틀은 전임 최용수 감독 체제 하에서 이루어졌다. 황선홍 감독의 색깔을 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황선홍 감독은 틀을 흔들더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경기 스타일을 위해 변화를 결정했다.



▲ 스피드 있는 경기 위한 선수 구성
황선홍 감독이 올해 펼칠 축구의 기본은 스피드다. 서울은 측면 자원들은 빨랐지만 전체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선수들이 포진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1년 반 동안 서울을 이끌면서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판단, 발 빠른 선수들을 주요 포지션에 영입했다.

이는 선수 면면을 봐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공격진의 조영욱, 에반드로나 중앙 수비수 박동진은 빠르게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들이다. 미드필더 김성준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경기한다.

황선홍 감독은 “스피디한 경기를 원하고 그런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동력과 활발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경기를 풀어가고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움직임을 높이는 것만으로 축구를 완성할 수 없다. 황선홍 감독도 그 점을 안다. 그럼에도 그가 스피드 강화를 택한 것은 경기 내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로 꼽은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전술도 그렇고 이전보다는 모험적으로 할 것이다”라며 과감한 경기를 펼치겠다고 전했다.



▲ 조직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를 펼친다
황선홍 감독은 미드필드의 강력한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를 추구한다. 이는 포항 스틸러스 감독 시절 잘 구현됐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미드필더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4-3-3 포메이션을 완성해 K리그 무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당시 황선홍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미완성이었다. 최전방 원톱 자원의 부재라는 약점이 있었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을 이끌 때 ‘가짜 9번’ 전술을 꺼내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지만 원톱 부재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에서의 경험과 겨우내 영입한 선수들을 통해 진정 자신이 원하는 빠르고 조직적이며 모험적인 축구를 구현하려고 한다. 그 중심에는 박주영과 신진호가 있다.

박주영은 황선홍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축구에 최적화된 원톱이다. 지난해에는 부상 여파로 교체 위주의 출전을 했지만 순간적인 뒷공간 침투와 골 결정력은 여전히 국내 최고다. 이는 황선홍 감독이 데얀을 포기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데얀은 분명 완벽히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지만 전술의 포커스를 데얀에게 맞춰야 한다. 자신이 그리는 축구와는 상반된다. 데얀만 갖고 축구는 할 수 없다.

여기에 신진호는 조직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를 완성할 화룡점정이다. 황선홍 감독은 누구보다도 신진호를 잘 안다. 신진호를 중심으로 오밀조밀한 미드필드를 구성해 빠르게 패스 전개가 이루어지는 축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과감한 변화, 정체를 뚫기 위한 선택
황선홍 감독의 이러한 변화는 리빌딩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리빌딩보다 정체를 뚫기위한 변화로 생각했다.

그는 “팀이 정체가 되면 안 된다. 변화의 시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틀을 새롭게 짜는 리빌딩 과정이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의 교체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다. 리스크도 크다. 그럼에도 황선홍 감독은 과감하게 변화를 택했다.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명예회복을 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제 살을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진행해야 한다. 올해만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로 그가 변화를 택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는 황선홍 감독이 올 시즌 성공을 거두기 위한 승부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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